정부가 15일 발표한 '벤처창업 자급 선순환 방안'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기조인 창조경제를 실현할 벤처 육성의 주요 전략을 담고 있다. 이달 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문화콘텐츠를 통해 일자리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은 창조경제 기본계획이 발표되면 '박근혜 노믹스'의 구체적 실현 방안이 완성된다. 하지만 창조경제의 성과를 평가할 기준은 아직까지 없다. 창조경제를 둘러싼 나라마다, 학자마다 해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2001년 저서 '창조경제'에서 이 개념을 처음 언급한 영국 컨설팅업체 대표이자 석학인 존 호킨스 교수는 창조경제를 여러 아이디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개념이라고 해석했다. 문화, 예술은 물론 과학기술에서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의 창의성이 강조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제 칼럼니스트인 리처드 플로리다는 창조계급이 '기술(Technology), 재능(Talent), 관용(Tolerance)' 등 이른바 3T를 통해 국가 경쟁력과 경제성장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거시경제학자인 폴 로머 뉴욕대 교수는 "인적 자원과 연구개발(R&D)로 대변되는 아이디어가 자원의 희소성과 자원 배분 문제를 넘어서 경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는 경제"라고 정의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역시 해석이 다르다. 상상력을 과학기술과ICT에 접목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존 산업을 더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창조경제에 대한 평가도 들쑥날쑥이다. 기술과 재능, 관용을 기준으로 하는 플로리다가 만든 국제창조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82개국 가운데 기술력 8위, 재능 24위, 관용도 62위로 세계23위에 머문다. 특히 3가지 요소 가운데 창조성의 핵심 요소에 꼽히는 관용도에는 동성애 인구비율, 예술 분야의 종사자 비율,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인구 비율이 포함된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이 올초 공개한 창조경제역량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국기구(OECE) 31개 회원국 가운데 20위에 머문다. 이 지수는 인력∙R&D혁신∙ICT∙문화∙사회 자본을 근거로 경쟁력을 산출했다.
스위스는 창조경제 역량지수가 1위인데 반해 국제창조지수는 13위이고, 미국은 반대로 국제창조지수는 2위인데 비해 창조경제역량지수는 7위로 차이가 난다. 일부에선 아이디어 창출 능력을 기준으로 삼으면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 머문다는 평가도 있다.
전문가들도 기존 지수에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창조지수에 포함되는 '관용성'은 창조성을 위해 문화적 사회적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시장 다양성 측면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영국은 음원과 영화 등 문화 분야, 이스라엘은 창업생태계에 집중하는 등 특정 분야 중심으로 평가됐거나, 유튜브 업로드 건수나 토플 스피킹 중심의 영미권 중심의 지표가 사용되는 사례가 있어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민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방송미디어연구실 ICT통계센터장은 "기존 지수들은 문화산업이나 창조산업에 집중됐고 순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은 ICT와 과학기술 수준을 반영하는 지수를 반영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가져오는 편익 등을 서베이를 통해 주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