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은 서울 마포구 아현4구역에서 6월 1164가구 규모 단지 '공덕자이' 아파트를 공급한다. 2년간 분양을 못 하고 미뤄왔던 단지다. 그러나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 발표로 212가구를 일반 분양하기로 최근 확정했다. 침체에 빠져있던 주택 시장 분위기가 호전될 조짐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5월 말에는 인근에서 '공덕 파크 자이' 288가구도 함께 분양해 시너지도 내기로 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서울에서 잇따라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4·1 대책의 '후광 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공급계획이 잡혀 있는 것만 3만2000여가구(일반분양 6600여가구). 이 중 97% 이상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의 대형 건설사 몫이다. 상반기에는 마포구·서대문구, 하반기에는 강남구·서초구·영등포구 등에 물량이 몰려 있다.

건설사들은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올해 말까지 조건에 따라 양도세 면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내걸었다. 서울 도심의 새 아파트다 보니 6억원이 넘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 분양 물량 중 전용 85㎡ 이하의 중소형 평면이 많다는 점을 강조한다. 삼성물산이 서울 마포구 현석 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아파트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도 일반분양 267가구 중 80%가 전용 85㎡ 이하다. GS건설도 마포구에서 잇따라 공급하는 아파트 일반분양 371가구 중 60%가량을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로 구성했다.

서울시가 지지부진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정리하고 있어 분양을 앞둔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희소가치가 더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에는 새 아파트를 지을 만한 마땅한 부지가 없어, 재개발·재건축 외에는 새 아파트 공급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4·1 대책 발표 후 소비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최근 서울 시내 주요 모델하우스에는 문의 전화가 늘고 상담받으러 현장을 찾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최근 마포구의 한 재개발 지역에서 4억7000여만원에 전용 59㎡ 아파트를 분양받은 최모(35)씨는 "교통이 편리한 지역의 새 아파트를 사야 집값이 떨어질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집값 부담이 작진 않지만 편의시설 잘 갖춰진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최씨의 말처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분양가가 향후 분양 성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조합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다소 높게 책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남향이거나 좋은 층에 있는 아파트는 조합원 몫으로 주고 나머지를 일반 분양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 것도 단점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도 결국 집값이 올라야 가능한 일이고 그러기 위해선 분양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간혹 일반 분양물량보다 저렴하게 나오는 조합원 물량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6월에는 재개발·재건축 단지 외에도 건설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아파트 공급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봄 분양은 통상 3~4월에 본격화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4·1 대책 발표를 지켜보려는 움직임이 많아 올해는 특히 6월에 물량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전국 77개 사업장에서 5만6042가구(일반공급 3만839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6월 분양 기준으로는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경기 남양주 진건보금자리지구, 수원 세류지구 등 서민들을 위한 공공분양·공공임대 물량이 2만9380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절반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