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게임 수입업체로 출발한 일본 게임개발사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성장세가 무섭다. 이 회사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퍼즐앤드래곤'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겅호온라인 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겅호온라인 시가총액은 한국 게임업계의 간판 스타인 넥슨 시가총액을 가볍게 넘어선 것은 물론 한때 일본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닌텐도의 시가총액마저 제치기도 했다.
겅호온라인 시총, 이젠 넥슨의 세 배
도쿄증권거래소에 거래 중인 겅호온라인 시가 총액은 15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1조 5456억엔을 기록, 같은 거래소에서 거래중인 넥슨 시가총액(5138억엔)을 세 배 가량 앞질렀다.
겅호온라인은 한때 닌텐도 시가총액을 근소한 차이로 앞지르기도 했다. 지난 13일 겅호온라인의 시가총액은 1조5420억엔(약 12조 6000억원)으로 이날 닌텐도 시가총액 1조5390억엔보다 많았다. 15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닌텐도 시가총액은 1조5499억원을 기록 중이다.
겅호온라인은 1년 사이에 주가가 50배 가량 뛰었다. 겅호온라인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모바일 게임 '퍼즐앤드래곤'이다. 이 게임은 4월말까지 1300만건 다운로드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게임을 다운받는 사용자들이 몰려 구글의 결제 인프라가 마비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과열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겅호온라인 주가 상승에 대해선 모바일 프리미엄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겅호온라인의 실적 자체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겅호온라인의 올 1분기 연결매출은 309억400만엔(약 33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6억1600만엔(약 2033억원)으로 7383.9% 증가했다.
안재민 키움투자증권 연구원은 "겅호온라인이 1분기 매출만으로도 지난해 매출을 넘어섰다"면서 "모바일 게임이 세계적으로 성공하면 작은 규모라도 얼마나 큰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지를 겅호온라인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겅호온라인의 매출은 258억엔(약 2816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넥슨은 1조5000억원을 벌었다.
모바일 시대 게임 주도권, 다시 일본에 내주나
겅호온라인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동생 손태장 회장이 운영하고 있다. 손 회장 형제는 10년 전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이 크게 흥행하는 것을 보고 한국개발업체 그라비티가 개발한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를 수입해 일본에서 서비스했다.
전준구 한국그라비티 팀장은 "훗날 겅호온라인이 그라비티를 인수까지했지만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이 한국만큼 늘지 않아 회사 매출 성장은 더딘 편"이었다면서 "그러나 모바일 시대가 열린 후 일본 특유의 게임 제작 능력이 빛을 발했고 올초 소프트뱅크가 겅호온라인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두 회사의 시너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견 게임 개발업체 사장은 "한국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앞서가다 보니 일본의 저력을 무시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만화와 캐릭터 등 오랜 기간 쌓아온 일본의 문화 자산이 '퍼즐앤드래곤'에서 확인됐고 폭발적인 인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서비스를 시작한 퍼즐앤드래곤은 퍼즐 게임에 롤플레잉게임(RPG) 요소를 가미한 독특한 게임이다. 캐릭터 수집을 즐겨하는 일본인 특성에 맞춰 각종 캐릭터를 게임에 녹여 넣었다. 만화 '에반게리온'부터 게임 '파이널판타지' '크레이지타워' '라크나로크 온라인' '전국 천하 트리거' '케레히메스위트' 등에 나오는 캐럭터들이 게임에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