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전문가들은 'IFRS 혼란'이 예고돼 왔다고 지적한다. 한 회계사 출신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원래IFRS가 완전하지 않았던 데다, 한국만의 특징이라며 예외 조항을 마구잡이로 덧붙이며 혼란이 커졌다"며 "일부 기업이 규정을 허를 찔러 악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 해외에서 도입 열기는 한풀 꺾여
IRS 도입 열기는 한풀 죽은 상태다. 대부분의 나라가 도입했지만 오히려 미국과 일본, 인도 등 당초 IFRS 도입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나라들이 기업의 비용 부담을 이유로 한 발짝 물러서고 있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에 따르면, 현재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30개 국가가 IFRS를 채택하고 있다. G20 국가 중에서 IFRS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과 일본,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이다.
미국은 최근 10년간 국제회계기준위원회와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IFRS를 미국 회계 기준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지만,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로 대다수의 기업이 반대하는 상황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7월 미국 회계 기준 전환에 대한 실무진 최종 검토 보고서를 통해 IFRS 도입 여부 결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은 당초 한국보다 조금 늦은 2009년에 IFRS 도입 구상을 발표하고 2015년까지 도입을 의무화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3월 대규모 쓰나미로 경제가 타격을 입은 데다, 준비 기간을 더 달라는 산업계의 요청에 따라 2017년 이후로 도입을 늦추기로 했다. 인도 역시 최근 IFRS 도입을 재고하기로 했다. 중국의 경우 자국의 회계 기준이 IFRS와 정합성을 이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이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다.
◆ 일부 분야 추가 규정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전문가들은 IFRS 또한 한국의 기존 일반회계기준(GAAP)처럼 완벽한 것이 아니었음이 드러났고, 유럽과 한국 상황이 다르다는 것도 확인된 만큼 논란이 일고 있는 일부 분야는 추가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다만 규정의 방향은 특정 산업의 재무제표 악화 방지가 아니라 '고무줄 회계'를 방지하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지홍 연세대 회계학 교수는 "우리만 자꾸 다른 규정을 만드는 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 본다"며 "IASB와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