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콰르텟은 우리들의 귀에 익숙한 감미로운 클래식 명곡들을 들려주면서 첫 장면을 시작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비첨하우스는 영국의 은퇴한 음악가들이 입주해 사는 일종의 노인 요양시설이다. 이곳의 운영비는 매년 입주자들이 음악회를 열고 관람객들에게 후원금을 받아 마련된다. 은퇴한 음악가들은 재정난에 빠진 비첨하우스의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음악회를 준비하게 된다. 한때 최고의 소프라노였지만 이제는 은퇴한 진 호튼은 과거 세계적 명성을 날렸던 테너 레지, 베이스 윌프, 알토 씨씨와 함께 성악 4중창인 '콰르텟'을 준비한다. 영화 속 은퇴한 음악가들의 애환을 통해 노후생활의 키워드를 살펴보자.

영화배우 더스틴 호프먼이 제작한 첫 영화인'콰르텟'은 은퇴한 음악가들이 모여 사는 비첨하우스를 배경으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은퇴한 음악가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요양생활을 염두에 둔 노후 설계가 필요

영화 속 노배우들은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음악활동을 계속하며 행복한 일상을 살아간다. 무릎이 좋지 않은 윌프가 계단 벽면에 설치된 1인용 의자식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은 우아하게 보일 정도다. 하지만 병원으로 실려 나가는 동료를 보며 백발이 성성한 이들은 미래의 자신을 보듯이 불안해한다. 또 씨씨의 치매 증세는 음악회가 가까워질수록 심해진다. 하지만 비첨하우스엔 신속하고 편안한 간병 서비스가 있었다. 만약 그들이 자택에서 홀로 지냈다면 받기 어려웠을 서비스다.

영화 속 비첨하우스와 같은 요양시설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복지생활시설은 2000년 247개에서 2013년 현재 4462개로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큰 병이 없어도 점점 거동이 어려워지는데, 과거와 달리 저출산과 자녀 부부의 맞벌이 등으로 가족의 24시간 수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요양시설은 유용한 대안이 된다. 요양 생활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경우,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시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6인실 기준 월 50만~80만원, 2인실 기준 월 110만~180만원이 소요된다. 요양원에서 최소 몇 개월에서 몇 년을 지내려면 적잖은 비용이 소요되는 셈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인정을 신청해 1~3등급을 받으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요양 시설 입소 시 발생 경비의 최대 80%까지만 정부 지원이 되므로, 본인부담금 20% 및 식대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비용 및 시설은 요양시설마다 다르다. 국민건강보험의 노인장기요양보험 (www.longtermcare.or.kr)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좋다.

◇풍요로운 노후의 삶… HELP 하라

"이제 늙어서 예전 같지 않아. 더 이상 우리의 노래는 영예가 아니라 소음이야!"

과거의 톱스타 진은 다른 세 명과 함께 콰르텟을 구성하자는 권유에 크게 화를 낸다. 그러나 함께 노래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고집은 전성기 시절과 달리 많은 비평가들 앞에서 노래를 망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비첨하우스에 입주하기 전, 집에서 쓸쓸하게 자신의 짐을 정리했던 진의 뒷모습은 노후를 두려워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은퇴자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내려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HELP'다.

첫째는 사람(Human)이다. 은퇴자는 수십 년간의 직장생활을 그만두면서 갑자기 소속감을 잃고, 노후의 가장 큰 정신적 고통인 '외로움'에 빠질 수 있다. 긴 노후를 함께할 동반자인 배우자를 필두로 가족과의 관계를 미리부터 돈독히 할 필요가 있다.

둘째, 건강(Energy)이다. 건강하지 못하면 많은 것을 갖고도 누워서만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악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한 살이라도 일찍 건강을 관리하면 삶의 에너지가 넘치는 '건강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셋째, 취미(Leisure)다. 관객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영화 속 음악가들의 표정이 행복해 보인 것은 그들이 음악이라는 공통적인 취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들에게 음악은 은퇴 전의 경력을 살리면서도, 건강하다면 평생 할 수 있는 취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자산(Property)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은퇴 후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정기적으로 받아 온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충분한 은퇴자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부족하다면 재취업을 준비하거나 다른 지출을 줄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