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부실채권 잔액이 20조원을 넘어섰다. 쌍용건설의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과 STX건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기업대출에서 부실채권이 늘었고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서도 신규 부실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말 기준 은행권의 부실채권 잔액이 20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말 보다 2조원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올해 1분기 은행권의 신규 부실채권 규모는 약 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6조3000원 보다 줄었고,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9조6000억원에서 5조9000억원 감소했다.

전체 대출 중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말(1.33%)보다 0.13%포인트 상승한 1.46%로 잠정 집계됐다.

기업의 부실채권 규모는 16조6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20조5000억원)의 약 81%를 차지한다. 기업권의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 말(1.66%)보다 0.13%포인트 상승한 1.79%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채권비율은 1.97%에서 2.13%로 높아졌다.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건설업·부동산임대 업종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부실이 증가한 게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업종의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 말 4.47%에서 올 1분기 말 4.84%로 상승했다. 부동산임대업종의 부실채권비율은 3.07%에서 3.42%로 높아졌다.

가계대출과 신용카드의 부실 규모는 각각 3조6000억원, 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가계대출의 부실채권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0.09%포인트 상승한 0.78%였다. 주택시장 경기가 안 좋은 영향이 반영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부실채권 비중은 0.65%에서 0.72%로 늘었다.

신용카드채권의 부실채권비율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말(1.48%)보다 0.19%포인트 오른 1.67%를 기록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은행권의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조선·건설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높은 대출에 대해 추가 충당금을 쌓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