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돔시티 판교 알파리움 완공 후 예상모습

"죄송합니다. 준비해 둔 좌석이 400석뿐이라 사전등록을 안 하셨으면 다음에 다시 한번 방문해 주세요."

7일 오후 5시쯤 서울 지하철 3호선 양재역 3번 출구로 삼삼오오 짝을 지은 중년 여성 수십명이 몰려나왔다. 바로 앞 엘 타워에서 진행되는 '판교 알파돔시티 VIP 설명회'로 향하는 사람들이었다. 설명회장 입구 데스크에서는 미처 등록하지 못한 사람들과 안내원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설명회장은 간이의자까지 포함해 400여 자리가 빼곡히 들어찼다.

이날 현장을 찾은 최모(44)씨는 "분당에 살고 있는데 아파트가 너무 오래돼 인근 지역으로 이사할까 싶어 이번 설명회에 왔다"며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사람도 많은 것을 보니, 시장의 관심이 생각보다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민간 공모형 PF 사업 '알파돔시티'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이달 말 분양에 나선다. 사업 추진 5년여 동안 자금난과 사업 주주 간 갈등으로 수차례 무산 위기를 넘긴 알파돔시티가 이제 시장의 평가를 받기 위한 자리에 오른 것이다.

◆ 우여곡절 끝에 분양 나서는 알파돔시티

알파돔시티는 신분당선 판교역 일대 13만7497㎡ 부지에 총사업비 5조원을 들여 주상복합, 백화점, 오피스 등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과 같은 민관 공모형 PF사업(공공기관 소유 토지에 민간의 자금을 투자해 개발하는 사업)이다.

알파돔시티 사업은 2007년 9월 5일 행정공제회 컨소시엄을 민간사업자로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8년 자산관리회사(AMC)인 '㈜알파돔시티'가 설립됐고 사업협약·용지매매계약 체결로 사업은 본격화했다. 2010년에는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어도 된다는 주택건설사업계획도 승인됐다.

하지만 2010년부터 2년여간 사업은 장기 표류했다. 2010년 들어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은행들이 자금 대출을 막았기 때문이다. 총 사업비 5조671억원의 절반 이상인 2조5580억원이 땅값인 것은 과도하다며 주주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몰리자 주주들은 협력했다. 국토교통부의 공모형 PF 사업 조정위원회의 중재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주도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사업은 정상화 길에 올랐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주주 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무산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 마지막 관건은 분양…문제 없나

알파돔시티는 이달 말 주상복합 '판교 알파리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신분당선 동판교역 4번 출구에 있는 알파리움은 전용 96~142㎡ 아파트 923가구와 203㎡형 복층형 펜트하우스 8가구로 지어진다. 전용면적별로는 96㎡ 161가구 110㎡ 111가구 123㎡ 103가구 129㎡ 359가구 142㎡ 189가구다.

알파돔시티 시행사는 1단계로 알파리움을 먼저 분양하고 2015년쯤 2단계로 백화점 등 상업·업무시설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이번 알파리움 분양이 알파돔시티 사업의 향후 방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 특히 주상복합 아파트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찬밥 신세가 된 지 오래다. 비싼 분양가와 높은 관리비, 실내 환기 문제 등으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부동산 시장에서 주상복합은 예전의 명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급 주상복합의 대명사로 꼽혔던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경매시장에서 감정가의 반값까지 떨어져도 쉽게 주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관민 대표가 사업설명회에서 알파돔시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알파리움 역시 분양가가 3.3㎡당 1900만원 선으로 당초 LH가 4월에 밝혔던 가격보다 100만원 이상 비싸다. 현재 판교역 인근의 아파트 급매물 시세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장기적으로 주택 가격이 오를 여지가 그만큼 낮다는 분석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팀장은 "판교 역세권이라는 최고의 입지를 갖췄지만, 주상복합의 인기가 시들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분양가를 설정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공급 가구 대부분이 6억원을 넘어, 4·1 부동산 종합대책에 담긴 양도소득세 5년간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시행사 측은 이번 알파리움이 대형 주상복합 아파트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관민 알파돔시티자산관리 대표는 "양도세 5년간 면제 기준인 6억원이 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분양은 사실상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17억원이나 되는 펜트하우스도 8가구 모두 이미 분양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사실상 판교에서 가장 좋은 아파트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분양가 논란과 관련해 알파돔시티 관계자는 "사업 기간이 장기화하면서 당초 예정됐던 1800만원대에서 분양가가 상승했다"며 "하지만 수요층이 많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