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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2년 전 주식 좀 한다는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이 이상의 주식은 없다'는 찬사를 들었다. '1등 주, 최우량주, 업종 대표주, 블루칩, 대박주, 주도주' 등 온갖 화려한 수식어로 포장되기도 했다.

OCI(옛 동양제철화학), GS건설, 만도, 포스코, 삼성엔지니어링, 한화케미칼, 두산중공업 같은 주식들이다. 현재 이들 주식은 '잘나가던 과거가 그리운 주식'으로 전락해 있다. 이들 종목은 왜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는 것일까.

잘나가다 갑작스럽게 폭락한 주식의 대명사는 OCI다. OCI(사장 이우현)는 '소다회'를 생산하던 중견 화학기업이었다. 이 기업은 2000년대 중·후반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여놓으며 증권가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OCI는 이명박 정권에서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적극 지원하겠다는 '녹색성장, 녹색경제'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각광받았다. '소다회'를 생산하던 중견 화학기업은 '녹색성장' 주식으로 지목되며 주가가 폭등했다.

2007년 5월 10만원대 초반이던 주가는 2008년 5월 44만원대까지 1차 폭등했다. 주가 폭등에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의 싹쓸이 매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때의 주가 상승 패턴을 보면 증권사들의 '사라' 추천 전후 자산운용사들이 대량으로 사들이는 식이었다. 특히 당시 OCI 주가 띄우기에 가장 열을 올렸던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운용사들이었다.

'미래에셋(회장 박현주)이 시중 OCI 주식을 싹쓸이한다'고 할 만큼 OCI 주식 매수에 열을 올리면서 주가 급등에 불을 지폈다. 더구나 이때 한국 주식시장에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미래에셋이 산 주식을 따라서 사는 '미래에셋 따라하기' 열풍이 번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0년 초·중반 10만원대로 추락했던 주가는 2차 폭등을 시작했다. 2010년 8월 30만원대 중반으로 치솟더니 2011년 5월 64만7000원을 찍으며 곧 100만원대 황제주로 올라설 듯했다. 이때 주식시장에서 OCI의 별칭은 '개미들의 희망'이었다. 개미투자자들이 앞뒤 가리지 않고 사들인 주식이 OCI였다. 하지만 개미투자자들이 몰려들었던 한국 태양광 산업 최우량주 OCI의 화려한 날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단기성 '녹색성장'에 편승해 태양광 산업 1위 업체가 되기 위해 무리한 생산시설 확장에 나선 결과,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라는 문제가 터졌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급증했지만 실상은 제품을 원가 이하로 팔고 있었고, 제품을 창고에 쌓아놓고만 있어야 할 만큼 심각한 '재고' 몸살을 앓고 있었다. 여기에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대규모 물량공세와 저가공세로 인해 OCI는 세계시장 주도권과 경쟁력을 사실상 중국 기업에 빼앗겨버렸다.

결국 2011년 5월 정점을 찍었던 주가도 폭락했다. 2011년 말 20만원대로 떨어지더니 2012년 9월에는 19만원대로 폭락했고, 최근에는 13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주가 폭락이 이어지자 장기투자 원칙을 갖고 있는 국내 최대 투자자인 국민연금조차 엄청난 투자 손실을 감수하고 2012년 중·후반 OCI의 주식 상당량을 아주 급하게 처분했다.

OCI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주식이 있다. 한화케미칼이다. 역시 태양광 산업 대표주이자 선호주였다. 하지만 불법 혐의를 받고 있는 오너 김승연 회장의 리더십 부재와 시장 경쟁력 상실로 2011년 5만7000원까지 폭등했던 주가가 최근 1만600원대로 폭락했다. 현재 한화케미칼을 업종 대표주나 우량주로 부르는 이는 아무도 없다.

또 다른 이유로 '최우량주, 업종 대표주, 1등 주'로 불리던 기업이 한순간에 '불량 기업'으로 전락하고 있는 곳이 있다. GS건설이다. 몇 달 전만 해도 GS건설은 가장 우량하고 탄탄한 건설사로 통했다. '다른 건설사는 망해도 GS건설은 멀쩡할 것'이라고 얘기됐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과 최악의 건설경기 영향으로 다른 건설사들이 곤경에 빠질 때마다 GS건설은 다수의 해외 건설 수주와 안정된 재무 상황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주가는 2012년까지만 해도 안정적이었다. 2010년 10만원을 넘은 후 2012년 3월까지 10만원대를 유지했다. 특히 2011년 7월 13만6000원까지 치솟으며 국내 건설·토목 기업 중 '최우량주'로 꼽혔다.

그랬던 GS건설이 올 들어 폭락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시작된 주가 폭락은 GS건설의 심각한 경영 부실과 부도덕성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과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올 1분기 실적 발표가 결정타였다. 그동안 잘되는 것으로만 알려져 왔던 GS건설의 해외 사업이 실제는 제 살을 깎아먹고 있던 부실 사업이었다. 덤핑 수주 등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최악의 부실 해외 사업을 마치 '우량한 사업'과 'GS건설의 차세대 먹거리' 식으로 소개해 왔던 것이다.

GS건설은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5354억원의 영업이익 적자가 발생했다고 고백했다. 그 주 원인이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 캐나다에서 수주했던 해외 플랜트 공사 현장의 부실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그동안 GS건설을 최우량 기업으로 평가받게 해준 해외 사업의 부실 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더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악성 부실 해외 사업이 GS건설이 스스로 밝힌 곳보다 더 많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GS건설을 '우량주'나 '업종 대표주' '1등 주'로 생각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요즘 법정관리, 자금압박 등 루머로 위태위태한 몇몇 건설사나 GS건설이나 그냥 잡주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GS건설처럼 최우량주에서 잡주로 전락하고 있는 주식은 또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GS건설처럼 해외 사업의 부실이 드러나면서 최근 시장의 신뢰를 상실했고, 주가가 폭락했다.

오너와 경영진의 비상식적 경영과 부실 계열사 우회 지원 등으로 멀쩡했던 기업 주식이 한순간에 '불량 주식'으로 전락해버린 왕년의 '최우량주, 1등 주'도 있다. 자동차 부품 기업 '만도'가 대표적이다. 만도는 그 자체만으로 매우 우량한 기업이다. 현대모비스와 함께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을 양분하고 있을 만큼 건실하다.

4조~5조원대의 매출에 2600억~3000억원대의 영업이익, 여기에 1600억~2200억원대의 순이익을 매년 만들어낼 만큼 재무적으로 탄탄하다. 특히 국민연금이 무려 9.7%의 지분을 갖고 있을 만큼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각종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던 주식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 그만큼 최고의 '우량주'이자 '업종 대표주' 대접을 받았다. 그런 만도가 최근 주식시장에서 잡주로 불릴 만큼 전락했다. 2011년 7월 22만6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2012년 말부터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다 올해 7만원대까지 폭락했다.

한라그룹 정몽원 회장 등 만도 경영진이 주도해 부실 계열사 한라건설에 돈을 지원하면서 시장과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특히 한라건설 지원 방법이 매우 비정상적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만도에 대한 시장 선호도는 매우 싸늘해졌다.

한라그룹 정몽원 회장 등 만도 경영진은 3400억원에 이르는 만도의 돈을 빼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부실 기업 한라건설을 우회 지원했다. 만도가 100% 지분을 소유한 '마이스터'라는 회사의 유상증자에 3780억원을 출자(납입)한 후 마이스터가 이 돈 중 3400억원을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출자하는, 우량 회사의 돈을 빼서 부실 계열사에 넣는 순환출자였다. 연간 순이익이 1600억~2200억원대인 만도에서 3400억원이 넘는 돈을 빼내 불량 기업인 한라건설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행위다.

특히 이런 비정상적 순환출자 결과 한라건설의 부실이 멀쩡한 기업인 만도로 전이돼, 만도의 부실까지 초래할 가능성을 키운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정몽원 회장이 만도가 한라건설을 지원하게끔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만도에 투자했던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먼저 기업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발했다. 최대 투자자인 국민연금까지 반대했지만 만도의 한라건설 지원이 실행됐고, 시장은 만도에 등을 돌려버렸다. 결국 자동차 부품 산업 최우량주로 1년 전 16만~17만원에 달했던 주가는 현재 반토막 이상 폭락한 7만원대로 추락해버렸다.

위에서 언급한 주식 외에도 최근 주가가 폭락한 '그때가 그리운 주식'들은 상당히 많다.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 불과 1~2년 전만 해도 시장에서 각광을 받다가 지금은 투자자들의 냉정한 평가 속에 주가가 폭락해버린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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