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팽팽한 공방전 끝에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됐다는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또다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통위가 4대 3으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는 소문이 정확하게 들어맞으면서 금통위원 사이에서도 금리 인하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번달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오버슈팅(단기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시장의 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5bp(1bp=0.01%) 내린 연 2.44%에 마감했다. 지난달 5일 사상 최저치인 연 2.44%를 기록한 지 약 한 달 만에 다시 그 자리로 내려앉은 것이다. 3년 물 금리는 장중 한 때 연 2.4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5년 물과 10년 물 금리도 각각 5bp, 4bp씩 하락한 연 2.51%, 연 2.73%를 기록했다. 20년 물과 30년 물 금리도 각각 4bp씩 하락한 연 2.92%, 연 3.04%로 거래를 마쳤다. 10년 물 금리는 기준금리를 밑돌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도 재현됐다.

국고채 금리는 그동안 '금통위 4대3 결정' 루머로 조금씩 하락세를 보여왔다. 지난달 11일 금통위 직후 국고채 금리는 연 2.67%까지 치솟았지만 의사록이 공개되 전인 30일 연 2.49%까지 하락했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가 많았다. 지난 26일엔 2만1371계약(1계약=1억원), 지난달 30일엔 사상 최대 규모인 2만4727계약을 순매수했다. 국채 선물은 채권 금리가 떨어져 채권 가격이 올라갈 것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주로 매입한다.

이재승 KB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의사록 공개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국내 기관 투자자들도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루머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매수심리를 크게 자극했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국고채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오버슈팅(단기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위원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스탠스가 쉽게 돌아설 것 같지는 않다"며 "최근 발표되는 경기 지표들이 과도하게 국채 매수(금리 하락)의 논리로 사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