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회장 내외부 막론하고 KB금융 발전시킬 사람이 와야"

-"KB금융 독립성 유지한 게 잘한 일‥학교로 돌아가지 않을 것"

어윤대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했다. 이로써 이명박 정부 때 임명된 MB 측근 금융지주사 회장을 일컫는 '4대 천왕'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미 지난해 물러났으며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사임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316140)회장도 최근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어 회장은 29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외이사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연임을 하지 않겠다"며 "임기말까지 있으면서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을 것 같아(연임 포기를)미리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KB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7월에 끝난다"며 "다음달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이 예정돼 있어 그 전에 제 입장을 전하고 싶었다"고 연임 포기 의사를 재차 표명했다.

어 회장의 발언에는 임기 때까지 완주하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회장이 사의를 표명했을 당시에도 어 회장은 이런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어 회장 임기는 오는 7월12일까지다.

어 회장은 거취 표명이 늦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국민은행은 정부 주식 한 주도 없는 민간은행이기 때문에 우리은행이나 산업은행과는 다르다"며 "연임한다, 안한다를 말해야할 필요성이나 당위성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후임 회장과 관련해서는 "KB금융지주의 발전이 중요하고 내외부 CEO(최고경영자) 이슈는 절대 중요하지 않다"며 "민간금융섹터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인물이 (회장으로)왔으면 하는 게 개인적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KB금융 회장으로 재직하며 느낀 소회도 밝혔다. 그는 "(회장 취임 후)잘못한 일도 있지만 잘한 일도 있다"며 "KB금융지주의 이미지가 국내외적으로 많이 올라갔고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에서 인사를 부탁한 일 없이 독립성을 유지한 게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금융회사 중에 LG, 삼성, 포스코 등과 같은 세계적인 금융회사가 왜 없는지를 생각해 볼 시점"이라며 "취임 후 100일 동안 변화와 혁신이라는 과제를 안고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조직이 경직화돼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한국 대기업들이 세계화되고 있지만 국내 금융회사들은 이 같은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서 기업 고객들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회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행태 변화에 따른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어 회장은 "국민은행 지점 수가 1200개인데 전체 이용고객의 10%만 창구를 찾고 있다"며 "나머지 90% 고객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은행들의 온라인 뱅킹서비스는 세계 최고의 수준인 만큼 이 부분을 강화해야 비용도 절감되고 서비스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학교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떤 일이던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을 찾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 회장의 연임 포기 결정에 따라 KB금융 차기 회장 선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안다. 다음달초 임시이사회를 열어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과 향후 일정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