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 집행기간 6개월 남짓인데 일부 12개월로 예산 편성
- "추경, 재정건전성 악화시켜 2014년 균형편성예산에 큰 부담"

입법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 곳곳에 허점이 수두룩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예산정책처는 최근 국회 추경 심의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2013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종합' 보고서를 발표하고 현미경 검증을 시도했다.

◆ "세입결손 12조원 근거 불충분… 재정건전성 마련 미흡"

예산정책처는 먼저 정부가 전망하고 있는 세입 결손 12조원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경상성장률 전망치가 0.8%포인트 하락함에 따라 6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한다는 정부의 설명은 근거가 미흡하다는 주장이다.

예산정책처는 또 추경으로 악화되는 재정건전성에 대한 분석도 정부가 안일하게 대안을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추경에 따른 재정총량 효과 중 2014년 이후의 성장률, 총수입(국세 제외), 총지출은 당초 계획과 동일하게 전제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재정총량 관리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제시도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관리재정수지는 2016년 27조6000억원 적자로 확대되고 국가채무도 609조5000억원으로 늘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올해 36.1%에서 38.4%로 증가한다. 그러나 정부는 2016년 관리재정수지를 7000억원 흑자, 국가채무는 524조3000억원으로 잡아 국가채무 비율을 32%로 예상했다. 예산정책처는 "정부의 국세 전망이 여전히 낙관적"이라며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세입 기반 확충과 엄격한 세출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본 예산을 부실하게 편성해 추경을 짜게 됐는데, 이 마저도 부실하다는 것이다.

◆ "962억 감축해야…추경 집행기간 잘못 잡아"

예산정책처는 "추경안의 집행가능한 기간이 6개월 남짓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예산은 12개월동안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편성했다"며 정부의 추경안에서 962억4500만원을 감축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글로벌청년리더 양성프로그램, 보건복지부의 긴급복지예산을 12개월을 기준으로 짰다. 또 범부처 기가코리아(Giga KOREA) 사업은 사업계획이 미비하고 사업수행예정 기간이 4개월에 불과해 실집행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4년 본예산에 반영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회 감액 사업이었지만 감액 규모보다 많은 예산안을 추경에 편성한 경우도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 중인 골든시드 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는 연구개발 자체가 3개월 정도 지연되고 있고 연구자 선정, 연구비 집행 등 상세 연구실행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국회에서 감액 사업으로 평가했지만 정부가 다시 이를 밀어넣은 것이다.

사업 성과까지 많은 절차와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들도 추경에 대거 포함됐다. 예산정책처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펀드 조성 사업 역시 국내경기활성화 효과와 단기성과가 미흡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경사업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농림부가 추진하는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도 사업대상의 거래실적 증가율이 낮고 연구용역 완료 후 사업성과를 기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감액 의견을 제시했다.

사업은 지연되고 있는데 장비 구입비부터 편성한 경우도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대중문화예술사업 육성사업은 음악창작소 구축이 지연되고 있음에도 장비 구입비와 인건비를 추가로 편성했다.

예산정책처는 "이번 추경이 경기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5조8000억원에 달하는 국채발행 규모는 재정건전성을 악화시켜 중ㆍ장기 재정건전성 유지는 물론 2014년도 균형편성예산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