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개발 사업의 성공은 원래 1~2년 내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10~20년 이상 꾸준히 노력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실패하더라도 참여한 직원을 문책해선 안 된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석유 개발 첫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원유 개발은 사업성이 없다"며 만류하는 임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SK이노베이션이 2003년 상업 생산에 성공한 베트남 15-1 광구의 전경.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은 지금부터 30년 전인 1983년 4월 1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의 코노코와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에서 탐사정 8개를 시추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세계 각지의 원유를 개발하고, 이를 정제해 수출하는 최 회장식 창조 경영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첫 실패에도 불구하고 도전은 계속됐고, 성과는 곧 돌아왔다. 북예멘 마리브 광구의 개발권을 따낸 지 5개월여 만인 1984년 7월 시추정에서 원유를 발견했고 1987년에는 자체 개발한 원유가 국내에 들어왔다.

1999년엔 베트남 15-1 광구의 개발권을 획득, 4년여간의 탐사와 개발 끝에 2003년 상업 생산에 성공했다. 이듬해인 2004년엔 석유 개발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R&I 부문을 신설하며 신규 광구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나갔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16개국 25개 광구에서 석유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분으로 확보한 원유는 우리나라가 약 9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6억4600만배럴에 달한다. 지난해 석유 개발 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5285억원. 매출 규모는 전체의 1.3%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은 31%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