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는 심리전에서 이기고 있다. 재테크라는 단어가 사라질 정도로 무기력했던 일본 열도엔 다시 증권 투자붐이 일고, 부동산 가격이 뛰고 있다. 아직은 계산일 뿐이지만 갖고 있는 재산이 불어난 일본 소비자들은 지갑도 열기 시작했다. 경제가 심리라면 아베노믹스는 초반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달라진 일본의 경제 심리가 가장 두드러지는 현장은 증권사 객장이다. 아베노믹스로 주가가 치솟자,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 단말기를 열심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주로 개인들이 투자하는 인터넷 증권사의 거래 금액은 1~3월 63조6526억엔을 기록했다. 작년 10~12월 거래 금액의 두 배가 넘는다. 7년 만에 최고치이다. 서점 등에는 오랜만에 주식 투자 관련 재테크 서적들도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회사원 히나리 아사오(40)씨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주가가 계속 치솟으면서 주식에 투자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각 증권사의 투자 설명회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그동안 불황으로 직원 구조조정에 바쁘던 증권사들은 직원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기 침체를 겪던 부동산 시장에도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모델하우스도 크게 붐비고 있다. 모델하우스에는 '당일 판매 완료'라는 현수막도 오랜만에 등장했다.
주가 급등으로 인해 서민의 소비 심리도 회복되고 있다. 수퍼마켓의 3월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7%가 증가한 1조446억엔을 기록,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백화점 매출은 3월에 5447억엔으로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3월은 보석·귀금속 등 사치품 매출이 전년 대비 15.6% 증가하며 매출 성장세를 주도했다. 주식 투자로 돈을 번 부유층의 소비가 되살아난 것이다.
일본의 최대 여행업체 JTB 조사에 의하면 연휴가 낀 4월 25~5월 5일에 1박 이상 여행할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2279만6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로 예상됐다.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기만 하던 서민들도 지갑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