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휴대폰 부품업체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지부진한 증시 상황에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갤럭시 신제품 출시는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부품업체 대부분이 올해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소형주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런 이유로 연초부터 주요 휴대폰 부품업체의 주가는 대부분 오르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들 업체의 주가가 갤럭시S4 출시 이후에도 오를 수 있을까? 신제품이 출시되면 주가가 더 오를 것 같지만, 출시 직후에는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부품업체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판매량이라는 확실한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 갤럭시 신제품 출시 후에 주가는 부진

조선비즈는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의뢰해 역대 갤럭시 시리즈 신제품 출시일을 전후로 삼성전자와 관련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분석했다. 삼성전자(005930)를 포함해 주요 부품업체 20개사의 주가를 출시 전후 한 달 동안 비교해 본 결과 갤럭시 시리즈 신제품이 출시된 이후에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곳이 많았다.

첫 번째 갤럭시 시리즈인 갤럭시S가 나온2010년 6월 21일 이후 한 달 동안 20개사 가운데 대덕전자(353200), 대덕GDS, 이녹스(088390), 에스맥, 옵트론텍(082210)등 9개사 주가가 하락했다. 이수페타시스(007660), 인터플렉스(051370), 일진디스플레이 등 5개사는 갤럭시S 출시 후에도 주가가 상승했지만, 상승률은 출시일 전 한 달보다 줄어들었다.

갤럭시S2, 갤럭시S3, 갤럭시노트, 갤럭시노트2가 나올 때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됐다. 갤럭시S2 때는 출시일 이후 한 달 동안 17개사 주가가 하락했다. 조사 대상 업체 가운데 대덕GDS, 에스맥, 자화전자만 주가가 올랐다.

갤럭시노트가 출시됐을 때는 한 달 사이 11개사 주가가 하락했다. 옵트론텍은 출시 전 한 달 동안 주가가 19.9% 올랐지만, 출시 이후 한 달 동안에 14.3% 하락했다. 4개사는 출시 이후 주가 상승률이 출시 전보다 줄어들었다. 갤럭시S3 때는 13개사, 갤럭시노트2 때는 7개사의 주가가 출시 이후 한 달 동안 하락했다. 주가 상승률이 줄어든 경우까지 합치면 출시 이후 갤럭시 효과가 사라진 업체는 더 많아진다.

◆ 삼성전자도 예외 없어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갤럭시 신제품 출시 이후에 삼성전자도 주가가 부진했다. 갤럭시S가 출시됐을 때는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3.85% 하락했다. 출시 전 한 달 동안에는 9.78% 상승했다. 가장 최근에 나온 갤럭시노트2 때도 출시 한 달 전까지는 12.28% 오르고 있다가, 출시 이후 한 달 동안 0.22% 하락했다. 갤럭시S3를 제외하면 늘 갤럭시 시리즈 신제품이 나온 이후 한 달 동안 주가가 하락하거나 상승률이 출시 전보다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계열사인 삼성전기(009150)도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노트2 출시 직후에 주가가 좋지 않았다. 부품 협력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삼성전자 계열사도 똑 같은 흐름을 보인 셈이다.

◆ 판매량으로 보여줘야 주가도 반응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휴대폰 부품주가 상승하려면 확실한 판매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 동안 주가가 신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움직였다면, 출시 이후에는 판매량 같은 실적이 뒷받침돼야 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갤럭시S4 판매량이 1000만대를 언제 돌파할 지가 관건이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리서치팀장은 "과거 갤럭시 시리즈가 공개된 이후에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부진하다가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은 시점부터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며 "갤럭시S4는 한 달 안에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예상대로 되면 부품업체들의 주가도 좋겠지만 1000만대 돌파 시점이 늦어지면 부품업체 주가도 주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