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직원 김 모씨는 10년 간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 흡연자는 승진에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몰래 피울 수도 없다. 회사가 임직원 상대로 소변 검사를 주기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회사가 금연을 강제하고 있어 금연자가 꽤 많다”고 전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임직원 중 흡연자는 본관에서 나와 5~10분을 걸어 회사 운동장이나 주차장을 찾는다. 실내에서는 흡연 공간이 비좁은 탓이다. 2개 층마다 있던 흡연실은 3층 한 곳으로 줄었다. 본관 입구에는 ‘간접흡연 방지구역’이라는 푯말까지 붙어 있다. 이곳에서 담배 피다간 노조 게시판에 항의 글이 올라온다. 윤성희 한국수자원공사 간호실 차장은 “건물 입구는 임직원이 드나드는 공간이다. 또 담배 연기가 사무실까지 들어올 수 있다. 건물 입구를 금연구역으로 설정한 것은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직장인 애연가의 설 자리가 줄고 있다. 실내 흡연실은 없어지고 있다. 외부에서 끽연 공간 찾기도 만만치 않다. 이름 밝히길 꺼려하는 대기업 직원은 “담배 피우러 멀리 나가는 것도 눈치 보인다”며 “회사가 금연을 강제하지 않지만 임직원이 스스로 끊거나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24일 조선비즈가 30대 재벌(그룹·계열사 포함)의 금연 정책을 조사한 결과, 14개 그룹이 흡연자의 금연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상당수 기업이 금연 여부를 인사고과에 반영한다. 일부 기업은 임직원에게 금연서약서를 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머지 기업들도 회사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래픽=박종규


◆ 흡연자들 "승진 때 누락되면 어쩌나…" 전전긍긍

롯데, 금호아시아나, 대우조선해양이 임직원에게 금연을 가장 엄격하게 강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6년 10월부터 대리급 이상 간부사원을 대상으로 연 1회 소변과 일산화탄소 검사를 실시해 흡연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금연 직원에게는 인사고과와 승진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2010년 3월부터는 해당 검사를 일반 사원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