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펀드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인프라 펀드는 도로와 항만, 철도, 공항, 전기·가스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언뜻 보기에는 개발할 여지가 많은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큰 수익을 올릴 것 같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 선진국에 투자한 인프라 펀드 승승장구
펀드 정보업체 제로인(21일 기준)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인프라 펀드 13개는 지난 1년간 평균 2.6% 수익률을 내며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0.9%)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좋은 성적을 낸 인프라 펀드는 선진국에 주로 투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UBS글로벌인프라자 1[주식]종류A'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22%다. 이 상품은 호주에 전체 자금의 30%를 투자한다. 호주의 에너지 관련 기업인 스파크(Spark)와 시드니 공항의 주가가 지난 1년간 각각 36%, 25% 오른 덕을 봤다.
'산은S&P글로벌인프라 자[주식]C1'은 같은 기간 10% 가까이 수익을 냈다. 이 펀드는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와, 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 등 유럽에 70% 넘게 투자한다. 이 펀드가 가장 큰 비중으로 투자한 트랜스캐나다(TransCanada)와 엔브리지(Enbridge)는 지난 1년간 각각 18%, 20% 올랐다. 모두 캐나다의 천연가스와 석유 등을 운반하는 파이프라인 운영회사다. 이탈리아의 교통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아틀란티아(Atlantia)는 같은 기간32% 상승했다.
◆ 신흥국 인프라 펀드 울상
반면 신흥국에 투자한 인프라 펀드는 손실을 내고 있다. 특히 인도에 투자한 펀드가 가장 부진하다.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자 1(주식)종류A'와'IBK인디아인프라A[주식]'은 지난 1년간 각각 13%, 11% 손실을 냈다. 이 펀드가 투자한 인도 광산업체 아다니(Adani)는 지난 1년간 22% 하락했다. 인도 자동차 업체 타타모터스(Tata Motors)와 통신업체 바티 에어텔(Bharti Airtel)은 같은 기간 7~9% 내렸다.
'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인프라섹터 1(주식)종류A'는 한국에 가장 큰 비중으로 투자한다. 최근 1년간 9% 가까이 손실을 냈다. 이 펀드가 투자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년간 54%, 삼성물산(028260)과 현대건설(000720)은 13~14% 내렸다.
중국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차이나인프라섹터자1(주식)종류A'와 '하이차이나인프라-컨슈머자 1[주식]A'는 1~3% 손실을 냈다. 이 펀드가 투자한 중국 전력 회사 동팡(Dongfang)의 주가는 지난1년간 44% 하락했다. 중국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PetroChina)도 13% 내렸다.
증권 전문가들은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가 엇갈리면서 인프라 펀드의 성과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선진국 증시가 강세를 보인 데 반해 신흥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대신증권 이대상 연구원은 "해외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줄었다"며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이 향후 경기가 좋을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자금을 선진국으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 인프라 펀드 절세 매력 사라져
다만 인프라 펀드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자금은 오히려 빠져나가고 있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으로 인프라 펀드에 적용되던 분리과세 혜택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인프라 펀드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90억원가량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로는 665억원이 유출됐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는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올해 절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