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억·이원일·김종선 지음|타커스|296쪽|1만6000원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천문학적인 손해배상금을 걸고 특허전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특허소송은 삼성전자와 애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LG, 델, 소니, AT&T, 휴렛팩커드, HTC, 구글,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내로라하는 IT기업들 대부분이 특허 소송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허 부자들의 저자인 전기억 특허심판원 수석심판관은 "블루오션에서는 어김없이 치열한 특허전쟁이 발생한다"며 "이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특허소송 관문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과 달리 요즘 기업들은 필요한 기술과 특허를 자체 개발하지 않는다. 대신 외부에서 필요한 특허를 사들여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기술혁신)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는 특허 자체가 기술적 가치를 넘어 수익을 창출하는 화폐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최근 미국, EU 등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시장이 넓어진 만큼 특허사업도 다양해졌다"며 "특허 제품 로열티나 손해배상금 액수도 증가해 좋은 특허만 있으면, 수익을 올리기가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특허로 성공한 특허 전문 관리회사(NPE:Non-Practicing Entity)인 엠에스티지(MSTG)의 사례도 소개했다. MSTG의 역사는 두 변리사가 국내 굴지의 통신단말기 제조회사의 특허 업무를 수행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표준특허기술 동향에 주목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핵심 특허를 보유한 회사가 도산하자 이들이 해당 특허를 사들여 NPE인 MSTG를 설립했다. 당시 MSTG는 개인투자자로부터 12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다. 이후 애플, 림, 모토롤라, HTC 등 세계 최고 IT업체들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이들은 기업들과 특허 라이선스를 맺고 로열티로 약 1450만달러(약 160억원)를 받아냈다.

저자는 "특허로 성공하려면 핵심 특허를 알아보는 안목, 세계 시장의 흐름과 특허 산업에 대한 이해, 특허 공격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며 "일반인들은 특허 전문 관리기업인 NPE, 특허펀드, IP(지식재산권)펀드 등에 투자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사실 특허 전문회사인 NPE는 '특허괴물'로 널리 알려졌다. NPE는 특별한 생산시설이나 영업조직을 두지 않아 상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지는 않는다. 물론 연구개발도 하지 않는다. 대신 보유한 특허를 무기로 제조업체로부터 받는 특허 사용료를 주 수익으로 삼아 특허괴물로 불려왔다.

하지만 이 책은 특허 전문회사를 특허괴물로 바라보기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대부분의 NPE가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고 국내 기업으로부터 수조원에 이르는 로열티를 챙겨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에 특허괴물로 보고 있지만, 현재의 특허사업은 NPC를 통하지 않고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NPE들이 우리나라 휴대폰 제조사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수많은 로열티를 얻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계속 NPE를 특허괴물로만 인식하고 배척한다면 세계적인 비즈니스 흐름을 놓치고 손해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