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자본 유출입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단기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인 '토빈세'를 도입하는데 대해 국내 금융사들이 대체로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293개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한국형 토빈세 도입에 대한 의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2.5%가 "국내외 금융산업 환경을 고려할 때 아직 도입하기 이르다'고 답변했다.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23.6%였고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13.9%에 그쳤다.

토빈세의 세부유형별로 보면 채권거래세 도입에 대해 '시기상조' 또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88.5%로 가장 많았고 외환거래세와 파생상품거래세에 대해서도 각각 86.8%, 82.9%가 도입하기 이르거나 도입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대다수 금융사들은 현재 시행 중인 금융시장 규제의 수준에 대해서도 과도하다는 시각을 보였다. 응답 금융사들의 65.2%는 '금융규제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다'고 답했고 '비슷하다'와 '약하다'는 의견은 25.5%, 9.3%에 머물렀다.

금융소비자들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오는 6월말까지 신설될 예정인 금융소비자보호원에 대해서도 '설립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21.5%에 달했다. 도입이 불필요하다고 답한 기업의 76.2%는 '새로운 관리감독 기구의 신설로 중복규제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을 반대 이유로 꼽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사들도 건전성 제고와 위기대응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다양한 내부통제장치를 운영하고 있다"며 "대내외적 경제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것보다는 금융사들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시장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