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재위 조세소위가 19일 신규·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기준을 '집값 6억원 이하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로 확정함에 따라 수도권 신규 분양시장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값이 6억원 초과~9억원 이하이면서 85㎡를 넘는 중대형 아파트는 주로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전국 미분양 주택 7만3386가구 중 이날 발표로 양도세 면제 대상에서 빠지는 주택은 8220가구. 이 중 6935가구가 수도권에 자리 잡고 있다.
◇위례신도시·판교 등 타격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 일대 위례신도시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은 '패닉(panic)' 상태다. 다음 달 2643가구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6838가구가 줄줄이 나오는데 이 중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등 민간 업체가 공급하는 물량은 모두 85㎡를 넘고, 분양가도 대부분 6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
당초 9억원 이하가 기준이었을 때는 대표적인 수혜 단지로 꼽혔으나 이제는 처지가 달라졌다. 현대엠코가 5월 위례신도시에 내놓는 아파트(95·101㎡ 970가구) 분양가는 평균 6억3000만~6억6000만원선으로 알려졌다. 5월 말 분양 예정인 판교신도시 주상복합아파트 알파리움도 96~203㎡ 931가구 분양가가 6억원을 넘어 대다수가 양도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대형 분양 아파트가 많은 경기 일산, 서울 동대문·마포구 등 재개발·재건축단지, 인천 청라국제도시, 경기 용인 동백지구 등도 피해 예상 지역이다.
건설업계에서는 "6억원 커트라인에 맞추기 위해 분양가를 5억9999만원으로 할인 분양하는 곳도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 중견 건설사 직원은 "7억원짜리 중대형 미분양이 30가구만 남아 있어도 200억원 넘는 돈이 묶여 있는 셈"이라며 "거래를 활성화시킨다더니 꼭 필요한 조치가 빠져 허탈하다"고 말했다.
◇중대형 미분양 해소책 나와야
반면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역삼2동에 분양 중인 역삼3차 아이파크는 84㎡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어 원래는 양도세 면제 기준(애초 9억원 이하)을 맞추지 못했지만 이번 수정안으로 혜택을 입게 됐다. 대림산업이 올해 중 분양 예정인 서울 서초구 신반포 e편한세상과 강남구 논현 경복 e편한세상, 삼성물산이 6월 공급하는 대치동 래미안대치청실 등에도 9억원 넘는 85㎡ 이하 아파트가 있는데, 이번에 양도세 면제 대상에 들어가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수도권 주택시장이 소형 일색으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6억원 넘는 중대형 아파트로 옮기고 싶은 소비자들에게도 양도세 면제 혜택을 줘야 자연스레 쌓여 있는 중대형 미분양을 해소할 수 있는데, 이런 대책을 내놓으면 돈 있는 사람도 작은 집만 산다는 지적이다. 건설사들은 이번 조치로 올해는 중대형 아파트가 인기가 없을 것으로 보고 분양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실수요자나 투자자 모두 소형 주택에 몰리기 시작하면 소형 주택 집값이 올라 정작 소형을 원하는 서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 해소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4·1 발표 당시 정부안(9억원 이하)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