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노·사가 주말 특근 수당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현대차가 7주째 주말 특근을 하지 못할 전망이다. 양측이 제시한 주말 특근 수당의 금액 차이는 4만1000원. 이번 주말도 생산을 하지 못할 경우 현대차의 생산 손실은 4만8000대까지 늘어난다. 금액으로는 9500억원어치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20일과 21일 주말 특근에 대한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19일에도 협상할 계획이 없어 사실상 7주째 주말 생산 공백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현대차가 주말 특근 일정에 합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특근 수당 때문이다. 현대차의 근무 방식이 24시간 돌아가는 주·야 2교대 체제에서 밤늦은 시간 근무를 없앤 주간 연속 2교대제로 바뀌면서 주말 근무 방식도 바뀌게 됐다. 새 근무 형태는 1조가 오전 6시5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2조는 오후 3시30분부터 12시30분까지 근무하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주말 근무를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1개조가 나와서 14시간 동안 하는 형태였다. 시간당 임금이 가장 비싼 주말에 그것도 심야 시간에 근무를 했기 때문에 특근 수당도 31만원가량으로 높게 책정됐다.

하지만 주말 근무 형태도 두 조로 나눠 낮에 하는 새 기준에 맞추다 보니 노조 입장에서는 특근 수당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다. 노조는 1조와 2조의 근무시간을 합한 전체 근무시간이 이전보다 길어져 생산량이 늘어나는 만큼 특근 수당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회사 측은 일정부분 이상은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사측은 현재 1조와 2조를 합해 42만5965원을 제시해놓은 상태다. 반면 노조는 1조(21만6974원)와 2조(25만88원)를 합쳐 46만7062원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2조는 근무 시간이 1시간 길고, 야간 근로가 포함돼 있어 금액이 더 많다. 양측의 차이는 4만1097원이다. 노조는 이 밖에도 생산 라인에 결원이 생겼을 때 자리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지원조의 인원을 늘려달라는 요구 등 근무 조건 개선에 대한 요구도 하고 있다.

주말 특근이 계속 공백 상태에 놓이면서 현대차는 물론 부품업체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들의 매출은 과거보다 15~20%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 협력사들은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주말 특근 재개를 촉구했다. 현대차 공장이 멈추면 협력사 공장도 연쇄적으로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현대차는 1·2차 협력사만 4400개에 달하며 25만명의 인원이 이들 협력사에서 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과 주말 생산 공백이 이어지며 현대차의 해외 생산 비중은 지난 3월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해 56% 수준이던 해외 생산 비중은 3월에 63%까지 높아졌다. 4월에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국내 생산 비중이 점차 낮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현대차 울산공장의 생산 단가가 해외 공장보다 높은 상황이 이어지면 해외 생산이 늘어나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