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엔저 심각, 특단의 조치 취해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이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 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16일 취임 이후 경제5단체장과 처음 만나 "기업들은 그간의 재무건전성 향상 등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30대 그룹이 올해 일자리와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정부는 기업의 투자가 더 활발해 지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가 규제를 풀겠다고 했지만 책상에 앉아서 법률과 제도만 들여다보고 현장은 소홀히 해왔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며 "현장에서 보류돼 있는 프로젝트부터 찾아서 일자리와 경제활성화 효과가 큰 사례부터 경제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관계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정부가 경제계와 파트너쉽을 형성해서 협업을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며 "해외 시장 개척과 우리 수출상품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지하경제 양성화에 대한 이해도 구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공정한 경쟁을 하고, 창의와 열정을 바탕으로 창조와 혁신이 일어나게 하자는 것"이라며 "기업을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지하경제 양성화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해 조세정의를 실현하자는 것"이라며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제약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기업들도 도전과 혁신의 자세로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화답했다.

한덕수 한국무협협회장은 "엔화가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달러당 95엔을 넘어 100엔 가까운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와 중앙은행이 협력해서 적절한 수준의 환율이 유지되도록 국제공조를 취해가면서 특단의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제민주화와 관련 "대기업에 대한 비우호적인 인식과 최근 국회의 (대기업 관련)입법 활동 동향이 염려스럽다"며 우려했다.

이에 대해 현 부총리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환율 정책의 경우 새로운 조치를 하기 보다는 외환규제 3종세트를 잘 하면서 상황이 급변할 수 있는 것을 유의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재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외환정책에 대해 '지난 한해 내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한 내용에 대해서는 "보고서를 잘 읽어보면 한국이 (환율에) 개입한다는 톤은 아니다"고 말했고, 이날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에 대해서는 "시장을 둘러보니 기대가 많다"며 "국회 통과가 빨리 이뤄지면 경제 심리도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제부총리와 경제5단체장 회의는 그동안 호텔 회의실에서 주로 진행되던 관례를 깨고 관광분야 특성화고인 서울관광고등학교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장, 한덕수 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자리를 함께 했고 정부에서는 현 부총리와 서남수 교육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