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박근혜, 청년 일자리 창출에 '요즈마 펀드' 도입 검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국민 대통합'의 3대 과제로 △경제 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한국형 복지 구축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이중 일자리 창출의 구체적 방안으로 이스라엘의 '요즈마 펀드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최근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를 논하는 자리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화제가 이스라엘의 요즈마 펀드(Yozma Fund)입니다.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요즈마 펀드 방식을 도입하는 걸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충청도 크기만 한 인구 780만명의 이스라엘은 인구 2000명당 한 명이 벤처기업을 창업할 정도로 창조경제의 원조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대표적인 벤처 창업 국가로 자리 잡기까지 요즈마 펀드의 역할이 컸습니다. 오늘은 요즈마 펀드는 무엇이고 어떤 특징이 있고, 요즈마 펀드의 성공이 우리나라 창조경제 정책에 주는 시사점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즈마 펀드란 무엇인가요?

요즈마 펀드는 1993년에 이스라엘 정부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하는 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를 말합니다. 요즈마는 히브리어로 창의·독창·창업 등과 같은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즉,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새로운 기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벤처 캐피털(venture capital) 펀드입니다.

요즈마 펀드는 벤처 캐피털에 자금을 대주는 역할을 하는 펀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간 스스로는 벤처 캐피털 시장이 형상되지 않거나 그 규모가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마중물'처럼 종잣돈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벤처 캐피털이란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그만큼 실패할 위험이 커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벤처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나 투자한 자금을 말합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1993년에 1억달러를 조성하여 8000만달러는 10개 민간 벤처 캐피털에 자금을 대주는 요즈마 펀드로, 나머지 2000만달러는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요즈마 벤처 펀드로 사용했습니다.

요즈마 펀드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각국은 자국의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우리나라도 1997년에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만들어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2006년에는 한국벤처투자회사를 설립해 요즈마 펀드와 같은 모태 펀드를 조성하여 벤처 캐피털에 종잣돈을 대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요즈마 펀드는 다른 나라의 모델과는 다른 어떤 특징이 있기에 창조경제 시대에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을까요? 이스라엘 학자들은 요즈마 펀드의 남다른 특징을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로 정리합니다. 요약하자면 정부 주도로 시작했지만 민간의 창조성과 자율을 위축시키지 않는 모델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첫째, 요즈마 펀드의 출자를 받으려는 민간 벤처 캐피털에 기존 금융회사와 소유 관계가 없는 독립적 회사를 세우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민간이 조성한 벤처 캐피털의 40%(최대 800만달러까지)만 요즈마 펀드에서 투자해 민관 벤처 캐피털 10개를 만들었습니다.

둘째, 요즈마 펀드는 첨단 기술을 가진 기업이 창업하고 초기에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창업 기업의 초창기에 집중하여 투자하도록 했습니다.

셋째, 요즈마 펀드는 정부가 1억달러만 투자했고, 나머지는 민간의 자금을 모아 2억5000만달러를 조성했습니다. 그 후론 민간에 맡겼고, 요즈마 펀드의 투자 성공에 자극을 받아 이를 모방한 형태의 민간 벤처 캐피털이 봇물 터지듯 생겼습니다.

넷째, 벤처 캐피털 10개엔 반드시 하나의 이스라엘 금융회사와 외국 금융회사가 참여토록 했습니다. 벤처기업을 많이 육성하기 위해선 외국의 선진 기법을 배워야 한다는 철학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실제 미국·독일·네덜란드·일본·싱가포르 등이 외국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다섯째, 정부의 수석과학관(OCS·Office of the Chief Scientist)이 요즈마 펀드 이사회에 참여했습니다. 수석과학관은 정부에서 첨단 기술 창업 기업의 육성을 돕는 자리인데, 이들이 이사회에 참석하면서 창업 기업의 애로 사항들을 벤처 캐피털에 개진하고 벤처 캐피털의 요구 사항을 창업 기업에 전달하는 정보 교환의 중심축 역할을 했습니다.

여섯째, 요즈마 펀드는 민간에 높은 수익률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보통 다른 나라의 벤처 캐피털 정책은 투자자의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주거나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요즈마 펀드는 최대 5년 안에 정부가 갖고 있는 지분 40%를 이자 5~7%를 더해 살 수 있는 권리를 투자자에게 제공하였습니다. 이를 '업사이드 인센티브(upside incentive)'라고 합니다. 벤처 투자자로서는 창업 기업이 성공하면 정부 지분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이익을 얻을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대가 민간의 참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즈마 펀드는 처음부터 민영화를 계획하고 시작했습니다. 보통 다른 나라 벤처 캐피털 정책의 실패 원인 중 하나가 정부 정책이 민간의 참여를 구축(crowding-out)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요즈마 펀드는 민영화가 전제였기 때문에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구축하지 않았고, 실제 1998년에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민간 벤처 캐피털 시장이 더 큰 폭으로 성장했습니다.

요즈마 펀드의 성공이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이스라엘은 매년 500개 기업이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하고 있습니다. 국민 1인당 미국의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요즈마' 정신이 살아 있는 창업 국가라고 합니다.

창조경제는 기존 경제 영역을 새로운 영역으로 넓히는 경제를 의미합니다.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벤처기업이 창업하면 이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부가가치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조경제에 벤처기업의 창업은 필수적입니다.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추진하겠다고 한 '미래 창조 펀드'도 앞으로 요즈마 펀드처럼 큰 성공을 거둘 것을 기대해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요즈마 펀드를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실정에 가장 적합한 벤처 캐피털 정책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기사 문의는 (02)3771-0631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


◆ 쉽게 배우는 경제 tip

구축효과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란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면 민간이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가 줄어들어서 민간 투자를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벤처캐피털에 투자를 많이 하면 민간이 벤처캐피털에 투자를 꺼리게 되어 벤처캐피털 시장이 오히려 위축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퀴즈

1993년에 이스라엘 정부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하는 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의 이름입니다. 히브리어로 창의, 독창, 창업 등과 같은 뜻을 가진 단어인데 ○○○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4월 17일(수) 오후 5시 마감, 4월 19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이마트 상품권(1만원권) 모바일 교환권(40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 조세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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