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오후 7시 전후로 컴퓨터를 강제로 종료하는 'PC 셧다운(shut down)'제를 이르면 각각 4월과 7월에 도입한다. 한국외환은행과 농협은행도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세부적인 사항을 노사가 조율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9일 "PC 셧다운제를 직원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중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7월 1일부터 수요일엔 오후 6시 30분, 다른 날은 오후 7시에 PC를 종료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직원 평가 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고 말했다.
PC 셧다운제는 2009년부터 금융노조가 근무시간 정상화를 위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논의해 왔던 사안이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은행원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572시간으로 국내 노동자 연평균 근로시간보다 652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823시간 길다. 당시 금융노조와 사용자협의회는 PC 셧다운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권고' 수준이어서 최고경영자(CEO)의 의지에 따라 은행별로 차등 시행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8개 은행 중 신한·우리·외환·농협·수협·제주 등 6개 은행을 뺀 12개 은행이 이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은행은 2009년 11월 2일부터 본점과 지점 모두 수요일엔 오후 6시 30분, 다른 날은 오후 7시에 PC를 끄고 있다.
한국씨티은행도 2009년부터 매일 오후 7시에 원칙적으로 본점과 지점의 컴퓨터를 모두 끄도록 했고 하나은행은 4월 1일부터 PC 끄는 시간을 7시로 30분 앞당겼다. 씨티은행은 본점과 지점, 하나은행은 본점을 뺀 지점만 PC 셧다운제를 경영평가와 연계했다. SC은행은 지난해 10월 26일부터 수요일, 금요일엔 오후 6시 30분에 PC를 끄도록 했지만 경영평가에는 반영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은 PC 셧다운제를 경영평가와 연계했지만 수·금요일 오후 6시30분, 다른 날은 오후 8시로 은행 중 마감시간이 가장 늦다.
금융노조는 PC 셧다운제를 전면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사용자협의회와 재협상을 했고, 노조와 사용자 측은 오후 7시 이전에 PC를 자동 종료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이와 관련한 평가항목을 신설해 경영평가에 반영하도록 합의했다.
금융노조는 전 은행이 PC 셧다운제를 도입하면 직원들의 복지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PC 셧다운제를 도입하면 연장 근무 신청 시 지점장 평가가 안 좋아지기 때문에 야근문화가 줄어들 것"이라며 "제한된 시간에 주어진 업무를 모두 처리하려면 결국 직원을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