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소속 기업들이 잇따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전을 추진하면서 코스닥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만드는 인터플렉스(051370)와 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034230)는 각각 지난 달 22일과 29일 주주총회에서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전 추진안이 통과됐습니다.

두 회사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사를 가겠다고 밝힌 이유는 우선 회사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규모 자체도 코스닥시장보다 크고,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도 높아 이들이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곤 합니다.

이 때문에 주가 흐름도 안정적인 편이고, 횡령ㆍ배임같은 문제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하지만 코스닥 업계에서 이 두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 이만큼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줬더니 컸다고 딴데로 간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입니다.

코스닥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플렉스나 파라다이스 모두 코스닥협회에서 투자와 홍보 행사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편의를 제공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만큼 클수록 지원을 했는데 뒷통수를 맞은 것 같다는 것이 코스닥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라고 전합니다.

허탈해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다른 관계자는 "파라다이스는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 기업이고, 인터플렉스는 30위권 기업인데 이 정도 규모있는 회사가 코스닥 시장을 떠나고 싶어한다면 다른 회사도 사실 마찬가지 아니겠냐"며 "코스닥시장이 아직 기업이나 투자자들에게 신뢰가 없는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 규모가 큰 코스닥 기업들의 경우 기관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라는 제안을 많이 한다"며 "다만 코스닥에 있는 게 더 나은 회사도 있다. 무리하게 유가증권시장으로 상장 이전을 추진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매출이나 시가총액이 적어도 1조원은 돼야 유가증권시장으로 넘어가도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정도 규모가 안 되는 회사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전을 추진해도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실 코스닥시장 상장사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엔씨소프트와 NHN, 신세계 I&C, 하나투어 등 수많은 기업이 코스닥시장을 떠났습니다. 특히 엔씨소프트, NHN 등이 떠날 땐 "벤처 출신의 IT기업마저 코스닥시장을 버리면 어떡하느냐"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한국거래소 내 코스닥시장본부, 코스닥협회 직원들도 "일할 맛이 안난다"는 분위기입니다.

냉정히 얘기해 코스닥시장이 제 자리를 못 잡는다면 새로 설립되는 코넥스시장 또한 있으나마나한 시장이 될 지 모릅니다. 벤처기업에 유리한 세제 혜택을 주든지, 아니면 상장 비용을 대폭 줄여주든지 대안 마련이 시급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