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36)는 지난 2010년 전세 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연이율 6%로 2000만원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받았다. 높은 금리 탓에 매달 이자로만 10만원을 지출해 왔는데 직장 동료로부터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출 약정 시보다 연소득이 오르거나, 신용이 좋아진 것을 은행에 증명만 하면 금리를 깎아준다는 것이었다.
마침 A씨는 올해 1월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했고, 연봉도 1000만원가량 올랐다. 그는 당장 은행으로 달려가 금리 인하를 신청했고, 은행이 받아들여 금리가 0.8%포인트 내려갔다. 그 결과 A씨의 월이자는 8만원대로 낮아졌다.
A씨처럼 처음 대출을 받았을 때에 비해 소득이나 신용등급이 올라간 경우, 달라진 조건에 맞게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다. 이는 은행이 주는 '혜택'이 아니라 대출자들의 당연한 '권리'에 속한다. 이른바 '금리인하요구권'이다. 은행들은 2002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홍보 부족 등으로 5년간 이용 실적이 3700건에 그치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7월 금리 인하 요건을 완화하고 대상 대출 상품을 확대하는 내용의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했다. 이후 이 제도를 이용하는 대출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금리 인하 신청자 대부분 대출금리 1%포인트 할인받아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은행의 가계·기업 대출고객들이 대출금리를 내려달라고 신청한 건수가 1만4787건에 달했는데, 이 중 1만3346건의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금리 인하를 요구한 사람 10명 중 9명이 금리 인하 혜택을 본 셈이다. 이들의 대출금리 인하폭은 평균 1%포인트. 이로 인해 대출고객들이 절감한 이자액이 540억원에 달했다.
가계대출에선 9704건(5700억원)의 금리 인하 요구 중 88%인 8571건(4900억원)이 인정돼 49억원의 이자 부담을 줄였다. 기업 대출은 금리 인하 요구의 94%인 4775건(4조9000억원)이 받아들여져 대출 이자 490억원을 아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많게는 2% 포인트 가까이 금리를 인하받은 개인·기업 고객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어떻게 해야 대출이자 낮출 수 있나
개인 고객의 경우 승진·취직을 하거나 전문자격증을 취득해 연소득이 증가했을 때, 카드나 예금 이용 실적이 늘어나 우수고객으로 선정되거나 신용등급이 개선됐을 때 금리 인하 신청을 할 수 있다. 자신에게 이런 변동이 생긴 경우, 증빙서류를 가지고 은행 영업점에 가서 '금리인하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기업은 회사채 등급이 상승했거나 재무 상태가 개선된 경우, 특허를 취득했거나 추가로 담보를 제공하는 경우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