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발표 난 뒤로 매물이 쑥 들어갔어요. 호가(呼價)는 계속 오르고…."(서울 강남구 개포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책이 잘못됐어요. 지금이라도 전용면적(85㎡) 기준에 손을 대야 합니다. 지방에 9억원 넘는 아파트가 몇 개나 된다고…."(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B공인중개사무소)
4·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고 나서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장 뜨겁게 반응이 나오는 곳 중 하나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4단지는 모두 전용 85㎡ 이하이면서 대부분 9억원 이하라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현재 주공 1단지 44㎡ 아파트가 7억8500만원까지 나와 있으며 1단지 5040가구 중 80%가량이 9억원 이하.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이번 대책이 나오고 나서 "집주인들이 '값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느냐' '나중에 집을 다시 팔겠다'는 문의가 잦아졌고, 매도 호가를 1000만~2000만원씩 높일 수 없느냐는 요구도 있었다"고 전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마찬가지다. 84㎡가 7억8000만~8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세금 감면 등 이번 대책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근 D공인중개사무소는 "호가가 뛰고 매물을 회수하겠다는 전화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강남권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송파구 가락1동 E부동산은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사려는 사람들은 '언제 사야 하나' '값이 얼마나 오를 것 같으냐'면서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수직 증축이 허용되면서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경기 분당·일산·평촌, 서울 목동 등도 급매물이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고, 호가가 소폭 올랐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무소 전언이다. 목동 F공인중개사무소는 "오늘 하루 매입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았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사무소에도 85㎡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문의 전화가 하루 2배 이상 늘었다. 미분양 아파트를 파는 삼성물산 용산·종로 모델하우스에는 대책 이후 84㎡ 아파트 가격을 묻는 전화가 밀려들고 있다.
반면 같은 서울이라도 강북은 표정이 엇갈린다. 중소형 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원·도봉·중랑 등은 대책 발표 이후 문의가 늘고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가격은 9억원 밑이면서도 전용면적이 커 대책에서 소외된 곳들은 불만이 많았다. 성북구 정릉동 풍림아이원은 114㎡가 4억2000만원 선에 불과한데도 전용면적 기준 때문에 이번 대책 수혜를 입지 못한다. 정릉동에 사는 김태정(42)씨는 "같은 서울 시민인데 정부가 차별하는 것 같아 언짢다"고 말했다.
지방도 이번 대책 효과에 대해 불만이 많다. 충북의 경우, 지난 2월 기준으로 전체 미분양 주택 중 80.2%가 85㎡를 넘는 아파트다. 경기 용인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기 용인 아파트 21만8415가구 중 9억원이 넘는 물량은 10% 정도. 반면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7만7200가구로 3분의 1이 넘는다. 용인 수지구 죽전동 아이파크는 347가구 중 9억원 이상은 1곳도 없지만 전용면적은 101~134㎡로 이번 대책과 무관하다. 죽전동 G공인중개사무소는 "이번 대책과 별 상관이 없는 곳이라 고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 대해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박선호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정부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직 가격이나 면적 기준을 손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호가 조정이나 거래 문의는 많지만, 실제 거래는 당분간 잠잠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대책이 소급 적용되는 게 아니라 국회 통과 이후부터라 그전까지는 아예 거래가 멈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4·1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되면서 2주 연속 상승했다. 수도권은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감정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5% 상승했고 전세가격도 0.17% 올랐다고 4일 밝혔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지난해 5월 7일 감정원이 처음 주간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뒤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이번에 47주 만에 상승 반전했다. 감정원은 "부동산 대책을 앞두고 기대감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면서 "이런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