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에프엔가이드가 선정한 2012년 기술적 분석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사진)은 기업 실적이 올해 1분기 바닥을 찍은 뒤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회복세를 타고 있는 미국 경제를 반영해서 미국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기술(IT)주나 자동차주가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2분기에는 새 정부의 정책 대응을 등에 업고 내수주가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특히 한국은행이 2분기 중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고, 하반기에 추가로 0.25% 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들어 한국 증시가 상승하면 올들어 나타났던 선진국과 증시 탈동조화(디커플링)도 완화할 것이라고 봤다.

-올해 1분기 기업들 실적은 어떻게 전망하나.
"올해 1분기가 바닥이고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 미국과 더불어 중국에서도 회복세가 나타나고 일본도 정책을 바탕으로 경제 회복 기대가 크다. 회복세가 연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기업 이익도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내부적으로는 정부가 내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정책을 내고 있다."

-2분기에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은.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만약 하반기를 염두에 두고 주식을 사고 싶다면 2분기에는 미국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소비주가 기대된다. 대표적인 것이 IT주와 자동차 관련주다. 하반기에 미국 소비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만약 2분기만 보고 투자를 한다면 내수주를 추천한다. 패션·유통·미디어 등이 해당된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외국인의 매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보면 이미 경기민감주는 충분히 사뒀다. 요즘은 내수주 문의가 많다. 정부 정책 효과가 하반기에 뚜렷해질 것을 감안하면 2분기에 은행주나 건설주도 괜찮아 보인다."

-2분기 증시에 영향을 미칠 사안들을 꼽자면.
"지정학적 위험이 크다. 북한이 위협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분기에는 이런 위험이 크게 반영되지 않았지만 최근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오르고 있고, 2분기에는 더욱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7월 중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이 2분기 중 또 한번 엔화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새 정부 들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다. 전망은.
"상반기 중에 0.5% 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반기에는 0.25% 포인트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본다. 시장금리는 그런 기대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부동산 대책도 파격적이라고 평가 받지만 거시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장기적인 재정 부담 때문에 추가경정예산 만으로도 경기를 떠받들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 통화정책도 국내에 영향을 줄텐데, 올해 안에는 현재 진행 중인 양적완화를 거둬들이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어떻게 보나.
"올해 안에는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작년 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실업률이 6.5% 밑으로 떨어질 때까진 조정이 어렵다고 했는데, 현재 실업률은 7.7%다. 빨라야 내년 중반에 가능할 것 같다. 경기가 개선되면서 구직자들이 더욱 늘어난 것은 실업률 하락 속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올들어 선진국 증시는 오르는 반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내리고 있다. 배경은 무엇인가.
"선진국과 신흥국이 디커플링(탈동조화)되는 이유는 두가지다. 우선 신흥국은 원자재이든 반제품이든 수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는 회복되고 있지만 유럽은 여전히 부진해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신흥국 수출도 빨리 회복되지 못했다. 글로벌 증시에서 신흥국이 역차별 받는 것은 이때문이며, 기업 이익도 감소했다. 두번째는 정책 요인이다. 선진국들은 정책에서 앞서가고 있다. 작년 말 미국, 중국, 일본은 지도부를 교체했다. 경쟁적으로 물가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정책을 썼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3개월 정부 구성이 늦어지는 등 정책 대응이 미흡했다."

-이런 탈동조화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까.
"올해 2분기, 3분기로 갈수록 경기 회복과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그러면 기업 이익도 개선될 수 있다. 하반기에는 신흥국 증시에 투자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2분기만 놓고 보면 고민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미국의 시퀘스트레이션(연방 정부의 자동 지출삭감)으로 연율 성장률은 1분기 2.5%에서 2분기 1.5%로 줄며 일시적인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 또한 이미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조정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경우를 보자면 선거를 앞둔 일본이 엔화 약세 정책을 쓰면 증시에 위험이 될 수 있다."

-신흥국 중에서 특히 관심을 가질 만한 지역은.
"국내총생산(GDP) 측면에서 보면 동남아 지역이다. 동남아가 제2의 중국으로 부상하며 투자가 늘고 있다. 역내 시장도 커서 잠재성장 가능성도 높다. 투자자 입장에선 '동남아 다음이 한국 등 수출국, 그 다음이 브릭스' 순이다. 그러나 유의할 점은 만일 내년에 미국이 출구전략을 쓰면 과잉투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군데 집중하는 것보다 분산투자하는 것이 낫다."

-미국 증시는 3월 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질까.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과거 5년 평균보다는 높고 10년 평균보다는 낮다. 5년이라는 시간은 금융위기를 뜻하고 이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이제는 FRB의 통화정책이 아니더라도 정상화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작년 말 이후 미국 주택시장은 회복세고, 소비심리도 개선됐다. 기업투자 역시 하반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상승 폭이 컸기 때문에 속도는 둔화하되, 충분히 상승할 여지가 있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할 경우 S&P500은 2007년 나왔던 사상 최고치보다 15% 밑도는 수준이다."

-키프로스 불안이 진정되면서 유럽 지역 불안은 소강상태이지만 여전히 잠재 불안 요인이 많다. 불안이 계속될까.
"예상만큼 유럽의 성장률이 나오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속도의 문제다. 키프로스 문제는 확산될 경우 독일에 타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은 작년 스페인 등 남유럽 위기 때와 달리 키프로스 사태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오는 9월 선거를 앞두고 키프로스의 대주주격인 독일이 문제를 키울 것 같지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작년 OMT(전면적 통화거래) 같은 제도적 안전망을 만들었고 시스템상 위험으로 갈 가능성은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