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허'에서 '허용'으로 바뀌는 데 3개월이면 충분했다.

안전성을 이유로 수직증축 불허 입장을 고수했던 국토교통부가 허용으로 180도 입장을 뒤바꿔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가 수직증축을 요구할 때마다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논리로 수년째 불허해온 것이 정권이 바뀌면서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 포함돼 하루아침에 '허용'으로 바뀐 것이다.

'4.1부동산 대책'에서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경기 정상화 방안 중 하나는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15년 이상 된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때 위로 2~3개 층을 더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층을 일반분양 등으로 내다 팔면 아파트 리모델링 가격이 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건설·부동산업계는 주장해왔다.

하지만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수직증축과 관련해 반대한 것이 국토부 입장이었다. 2011년 7월 국토부(당시 국토해양부)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정책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수직증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수직증축을 위해서는 파일·기초·보강공사가 필요하나, 정밀시공에 한계가 있어 품질확보와 안전성을 확실히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명이 넘는 TF팀을 가동해 반년 넘게 검토를 거듭한 결과였다. 앞서 국토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의뢰해 1년에 걸친 연구용역에서도 수직증축에 대한 부정적 결론을 얻었다.

총 1년 반이 넘는 시간을 쏟고서 '불가' 입장을 내놨던 주무 부처가 길어야 3개월 남짓한 시간을 두고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뒤엎은 것이다.

국토부 리모델링 수직증축 담당자도 불허에서 허용으로 갑작스레 바뀐 사연에 대한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상인 국토부 주택정비과 사무관은 "안정성 문제로 수직증축을 허용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낡은 주택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해 수직증축이 허용됐다"고 말했다. 안전과 주거 개선을 바꾼 셈이다.

그는 "안정성 문제에 대해 엄격한 평가 기준을 두고 전문가 심의를 거칠 예정"이라며 "우리가 직접 하는 게 아니라 별도 전문가 그룹을 통해 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문기 가천대 부동산학과 주임교수는 "국토부 내부에 이 문제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오래 일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안 돼 있다"며 "정책을 리드할 수 있도록 국토부 내에 전문성 있는 공직자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안정성 논란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구조적으로 수직증축은 가능한 상황"이라며 "다만 안전과도 직결되는 부분이 정치 논리에 따라 쉽게 뒤바뀌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