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택담보대출자도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개인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3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대출자 중 일부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원금상환을 유예해주거나 장기분할상환으로 전환하고 주택 매각을 원하는 하우스 푸어는 감정가 이하로 리츠(REIT's·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회사)에 팔 수 있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1일 발표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에서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과 함께 이같은 내용의 '하우스 푸어'와 '렌트 푸어'를 위한 방안도 담았다. 신용대출로 한정했던 신용회복제도의 수혜범위는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되고 담보채권에 대한 워크아웃 시 채권자의 동의 요건도 '3분의 2'에서 '2분의 1'로 완화된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했던 내용이다.

캠코는 3개월 이상 연체한 1·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매입해 대출자가 동의할 경우 원금상환 유예, 장기분할상환 전환 등의 채무조정을 해 줄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0월말 기준 전 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대출자는 약 2만8000명으로 부채 총액은 전체 주택담보대출 394조9000원의 0.84%인 3조3000억원이다. 정부는 우선 1000억원 규모로 시작하고 추후 성과를 반영해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정부는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연체 차주 외에 정상차주의 채무조정도 지원하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가 정상차주의 주택담보대출채권을 은행에서 매입해 고정금리로 전환하고 원금상환을 최장 10년간 유예하는 것이다. 이는 정상차주의 연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전용면적 85㎡(25.7평), 6억원 이하 주택을 가진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1주택자가 대상이다. 대출금액은 2억원 이하여야 한다. 대출자는 은행 대출금리 수준의 이자를 내면서 상환유예기간(최장 10년)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원금을 분할상환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1조원 한도로 주택금융공사가 은행권의 채권을 매입하도록 하고 내년부터 규모를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이렇게 매입한 채권을 주택담보대출채권(MBS)으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정부는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가입연령을 60세에서 50세로 낮추고 일시 인출한도를 연금총액의 50%에서 100%로 확대해 이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하도록 하는 방안도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하우스 푸어 중 주택매각을 원하는 사람은 리츠에 주택이나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임차해 거주할 수 있다. 전용 85㎡ 이하 1주택 보유자가 리츠에 매각하면 5년간 보증부 월세 방식으로 임차해 살 수 있다. 리츠는 감정평가액 이하 수준에서 역경매 방식으로 하우스 푸어의 주택을 매입한다. 매도자가 여러 명일 때 감정평가액 대비 매각희망가격이 낮은 순으로 매입하는 것이다.

임대 기간이 끝나면 원소유자는 감정평가액으로 다시 매입할 수 있는 우선권이 있고, 원소유자가 사지 않으면 리츠는 이 주택을 시장에 매각한다. 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게 된다.

주택 소유자가 지분 일부만 리츠에 매각하면 매각 지분에 대해 사용료를 내면서 거주할 수 있고, 계약 기간 후 매도자가 지분을 재매입하지 않으면 리츠가 매도자의 잔여지분을 감정평가액으로 사 시장에 매각하거나 임대주택으로 쓰게 된다. 정부는 1차로 500가구의 매입을 추진한다.

렌트 푸어를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목돈 안드는 전세'가 도입된다. 이 제도는 집주인이 본인 주택을 담보로 전세금에 해당하는 돈을 은행에서 빌리고 이자는 세입자가 갚는 제도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5000만원, 지방은 3000만원이 한도다. 부부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야 하고 전세금 3억원 이하(지방 2억원)여야 한다.

정부는 집주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택 보유 수에 관계없이 전세금 대출분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비과세하고 이자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 해줄 계획이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고 주택담보 대출규모에 비례해 재산세와 종부세도 감면해줄 계획이다. 이들 내용은 소득세법과 지방세특례제한법이 먼저 개정돼야 한다. 집주인이 담보 대출을 받을 경우 연말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은 금융회사 자율로 적용하고 담보인정비율(LTV)도 70%까지 완화된다.

정부는 주택기금의 전세금 대출요건도 완화할 계획이다. 현재 부부합산 4000만원인 소득요건은 4500만원으로 늘리고 대출한도도 8000만원에서 1억원(지방 8000만원)으로 높였다. 대출금리는 연 3.7%에서 3.5%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