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민트 제공

마이크 미칼로워츠 지음|김태훈 옮김|페퍼민트|279쪽|1만4000원

해마다 열리는 '국제 거대 채소 재배자 대회'에는 다양한 괴짜 농부들이 등장한다. 한 농부는 500kg짜리 '맘모스 호박'을 출품했다. 18살인 아들이 호박 안에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이렇게 거대한 호박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 마이크 미칼로워츠는 맘모스 호박을 키워낸 농부들을 만나 비결인 '펌프킨 플랜'을 듣는다. 그리고 펌프킨 플랜을 기업 육성에 접목해 경영인들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준다.

저자는 컴퓨터 기술기업 '올맥(Olmec)'의 사장이었다. 창업 4년 만에 1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기록한다. 하지만 저자의 월급은 접수담당 직원보다 더 적었다. 속으로는 곪아 가고 있었다.

어느 날 저자는 맘모스 호박을 키워낸 농부와의 이야기를 통해 호박을 키우는 일이 기업을 알차게 육성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농부들이 전하는 비결은 그리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기업인들이 한 번쯤 생각해보면 도움될만한 이야기들이다.

맘모스 호박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제대로 된 품종의 씨앗을 구해야 한다. 맘모스 호박으로 클 수 있는 품종은 따로 정해져 있다. 기업인이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겠지만,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고객들에게 가장 큰 효용을 줄 수 있는 '스위트 스팟'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맘모스 호박을 키우기 위해서는 작고 썩어가며 밭에 있는 영양분만 빨아들이는 모든 호박에 물을 줘서는 안 된다. 기업인은 자신의 사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우수고객을 육성해야 한다. 나쁜 고객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덩굴에서 덜 유망한 호박과 잡초를 제거하는 일도 중요하다. 저자는 회사가 망하기 전에 불필요한 직원들을 잘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제거를 해야 육성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흐르는 피를 지혈로 막듯 '지혈대 기법'을 통해 현금이 빠져나가는 부분을 찾아 막아야 한다. 매출뿐만 아니라 이익도 중시해야 한다. 우수고객을 가장 잘 섬기기 위한 인력 조직 개편을 통해 사람을 관리한다.

고객에게 질문하고 조언을 구하며 열혈 추종자로 만들고 우수 고객에 집중하면 된다. 공급업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사업가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회사가 돌아가는 '절차'를 구축해야 한다. 사업을 시작할 때 사용한 전략과 사업을 키울 때 전략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과정을 단순화 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여러 '장자방'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생생하게 소개한다. 건설·금융·항공·온라인 산업 등의 풍부한 예와 당장 실행해야 할 내용을 체크리스트로 제공한다.

하지만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새로운 내용은 없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내용이 대부분인 것은 아쉬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