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실한 기업이라고 해도 코를 훌쩍거리기 시작했다면 이미 독감에 걸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앨버트 코치 알릭스파트너스 부회장은 "기업 상황은 이미 안 좋아지는 상황에서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황이 개선되는 경우는 결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기업 구조를 재편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책임한 낙관론은 결국 기업을 파산으로 이끌게 되고, 이 과정을 오래 끌수록 문제를 고치기 위해 수반되는 고통은 더 크다는 얘기였다. 그의 말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 별명이 '구조조정의 달인'. 바로 그가 파산의 늪에 빠졌던 GM(제너럴모터스)을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이끈 주역이었기 때문이다.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둘째 날인 27일 오후 강연자로 나선 그는 기업의 회복에 대해 경험담과 교훈을 이야기했다. 어떻게 하면 부실한 구조를 재편해 수익성을 회복할 것인가가 주제였다. 빨간색과 파란색이 교차하는 사선 무늬 넥타이를 맨 그는 30분 내내 단호한 어조와 제스처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재계에서 '명의(名醫)'로도 통한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처럼 부실 기업을 구조조정을 통해 건강한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장기다. 직접 구조조정 과정에 참여한 GM과 유통 기업 K마트, 주택건설업체 챔피언 엔터프라이즈, 생명보험회사 옥스퍼드 헬스 플랜 등 네 가지 사례가 소개됐다. 그는 "기업 전반의 상황을 치료해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기업들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기업 운영의 전반을 고려한' 구조조정이었다. 재무구조만 개선하는 구조조정은 결국 문제를 재발시키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코치 부회장은 "재무 상태는 물론 수익성이 떨어지는 고객 기반은 없는지, 원자재 가격이나 협력 업체에 지급하는 가격 수준은 어떤지 등 기업 운영 능력을 전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 상황이 좋을 때 경영 방식과 회생이 필요할 때 필요한 경영 기법은 다르다"며 구조조정 상황에 맞는 경영 관점을 가져야 부실한 기업이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강연이 끝나자 기업 관계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사 갈등이나 지역 사회의 반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물음이 집중됐다. 질문자는 1990년대 후반 시작된 쌍용자동차 구조조정에 따른 갈등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국내 현실을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 과정은 끊임없는 '소통'의 반복"이라는 말로 답했다. '협상의 대가'다운 답이었다. 그는 "특히 감원(減員)의 과정에서 문제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기업 생존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며 "일종의 영업(selling)과도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