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TPP에 초대되지 않았다. 미국이 TPP 협상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면 중국이 공식 참여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공개해야 한다."(中)

"TPP가 오히려 분쟁을 촉진하고 있다는 일부 지적은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안타깝다."(美)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꼭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개혁을 단행하기 위해서도 아주 필요하다."(日)

미국과 중국, 일본, 3국의 토론자들은 팽팽히 맞섰다. 한중, 중일 간의 영토분쟁, 환율 전쟁, TPP 문제 등으로 긴장이 고조된 환태평양 3국 관계의 분위기가 토론장으로 옮겨온 듯했다. 조선미디어그룹이 주최하는 제4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둘째 날인 27일. 오후 제8 세션은 '지역 갈등을 넘어 경제협력의 시대로'를 주제로 한 토론회였다. 박영철 고려대 석좌교수가 사회자였다.

첫 포문은 허판 (何帆)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이 열었다. 그는 "영토분쟁 등의 갈등 요인이 있는 한중일 3국이 FTA 협상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을까"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WTO(세계무역기구) 체제를 옹호하는 중국은 도하라운드(다자 간 자유무역협정)의 의미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FTA를 강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오히려 중국을 배제한 TPP의 불투명성을 문제 삼았다. "많은 중국인들은 미국이 중국을 조정하기 위해 TPP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비난이라고 본다." 그는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큰 교역 대상이지만, TPP에 초대되지 않았고, 미국은 TPP에 공식 참여하지 않은 중국에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미국 배리 보즈워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나섰다. "중국이 TPP에 참여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미국 등이 중국을 초대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서로 관점의 차이가 있다"고 응수했다. 그는 "TPP는 기존 FTA 체제에서 무역 관계를 확대하자는 방안인데, 한국과 중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전망이 밝지 않다"고 했다.

일본은행의 니시무라 기요히코(西村淸彦) 부총재가 끼어들었다. 그는 "TPP 같은 경제 협력은 인구 고령화와 기술 발전 속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

TPP에 대한 입장 차이가 선명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세 패널 모두 FTA 등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최근 엔화 약세를 주도하고 있는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도마 위에 오르자, 박영철 석좌교수를 포함한 4국 논객들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요히코 부총재가 먼저 방어벽을 쳤다.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정부의 개입은 없었다"고 했다. 환율 조작은 아니라는 변론이었다. 이번엔 박영철 석좌교수가 미국 쪽을 겨냥했다. 보즈워스 선임연구원에게 "미국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고까지 비난하며 일본에는 왜 그리 너그러운가"라고 질문의 화살을 날렸다.

보즈워스 선임연구원은 "유념해야 할 것은 강력한 일본 경제가 세계 경제를 위해 필요하다는 사실"이라며 "일본 정부가 경제 부양을 위해 (환율 개입 등) 노력하는 것은 우리(미국)가 뭐라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