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경영의 교과서'로 불리는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설립부터가 위기 극복의 과정이었다. 1923년 관동대지진 직후 도요타자동차 창업자인 도요다 기이치로에게 선친인 사키치는 "지진 같은 재난을 당하면 철도는 쓸모없다"며 "앞으로 틀림없이 자동차 시대가 온다"고 충고했다.

미국·유럽 등 자동차 선진국을 돌며 자동차 생산현장을 둘러본 기이치로는 1933년 도요타자동방직기제작소(현 도요타자동직기) 내에 자동차사업부를 설립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1937년 자동차 사업부를 분사하면서 지금의 도요타자동차가 탄생했다. 역설적으로 국가적 위기였던 관동대지진이 도요타자동차 설립의 단초가 된 셈이다.

◆ 관동대지진 위기 극복 과정에서 설립

도요타자동차 창업자 도요다 기이치로.

도요타가 최초로 선보인 자동차는 1935년 11월 자동차사업부 시절 내놓은 'G1형' 트럭이다. 이후 1936년 발표된 최초의 승용차 'AA형'을 내놓기도 했으나 1940년대 중반까지 도요타는 주로 트럭 등 군수용품 생산에 주력했다.

1947년 'S형 엔진'이 탑재된 SA형 승용차가 출시돼 대중 승용차 생산 시대를 열었다. SA형 승용차는 비록 국내용이었지만 자동차 회사로 모양새를 갖춰가는 신호탄이었다. 그러나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발발로 심각한 위기를 맞은 것. 도요타는 위기 극복을 위해 제조와 판매 부문을 분리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초창기 도요타자동차 생산라인.

기사회생한 도요타는 1957년 일본 자동차 회사 중 처음 미국 수출에 성공한 '크라운'을 1955년 출시했다. 1966년에는 도요타 베스트셀러 모델 중 하나인 '코롤라'를 선보였다. 코롤라는 처음 출시된 1966년 이후 2007년까지 누적판매량이 3500만대에 이른다. 이는 40년 이상 40초에 1대씩 팔려야 가능한 수치다.

1982년에는 2차 세계대전 극복 과정에서 분리했던 제조와 판매부문을 다시 합병해 '도요타자동차'를 탄생시켰다.

1935년 출시된 G1형 트럭부터 비롯해 지난해 발표된 순수전기차 'iQ'에 이르기까지 도요타자동차는 승용차 400종, 상용차 200종, 국외전용차량 120종 등 모두 720종을 개발했다. 모든 차량의 누적 판매량을 합치면 지난해 6월 기준 약 2억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도요타 최초의 양산 승용차 AA.

◆ 악몽과 같던 2010년

2007년에는 도요타가 판매대수 부문에서 처음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앞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1930년대 미국에서 자동차 생산기술을 배워온 도요타가 80여년 만에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GM을 무너뜨린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반작용은 혹독했다.

리먼 쇼크로 한 차례 위기를 겪고 있던 도요타는 미국에서 대량 리콜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 비록 급발진 사고라는 결정적 계기가 있기는 했지만, 도요타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위협한다고 판단한 미국 정치권과 국민들의 반발은 거셌다. 결국 2010년 도요타는 미국 내에서만 총 71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해야 했다.

리콜 사태는 도요타 위기의 끝이 아니었다. 엔고, 중·일 외교갈등, 판매급락, 자연재해로 인한 부품·생산망 붕괴, 기업 이미지 추락 등 도요타에 2010년은 악몽과 같았다. 2011년에는 자동차 업계 4위로 밀렸다.

◆ 위기 극복하며 강해지는 도요타

많은 위기를 한 번에 겪었지만, 전문가들은 도요타가 오히려 위기를 통해 배움을 얻으며 위기관리 능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세계 최고 하이브리드카 기술력을 갖고 있는 도요타의 주력모델 '캠리 하이브리드'.

도요타는 고유의 '도요타 생산방식(TPS·Toyota Production System)'을 도입해 2012년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도요타 생산방식이란, 원가를 높이고 과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7가지 낭비요소(과잉생산·재고·공정·운반·대기·생산결함·동작의 낭비)를 규정해놓고 불필요한 과정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도요타는 대량 리콜 사태, 대지진 등의 난관을 이겨내고 지난해 글로벌 판매 1위(974만대) 자리에 복귀했다. 전년보다 23% 성장한 것. 최근에는 엔저 정책으로 수혜를 보는 대표적인 기업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도요타가 위기 상황에서 조직 체계를 개선하고 디자인을 강화하는 등 자체 기초체력인 회사의 경쟁력을 키웠다고 판단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1월 "도요타가 인기 있던 모델 캠리를 재출시하고 프리우스와 같은 하이브리드 라인을 확대하며 재기에 성공했다"며 "지난해 11월 프리우스 판매량이 전년도대비 81.3%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도요타는 일본 외에도 미국과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등 해외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