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회사를 둘로 쪼갠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인 한진칼홀딩스를 설립키로 한 것. 기존 대한항공 주주는 주식 1주를 한진칼홀딩스 0.194주, 대한항공 0.805주로 나눠 받게 된다.
대한항공은 지주회사 체제 방식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할 계획이다. 다만 워낙 지분 구조가 복잡했던 탓에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대한항공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대한항공이 지주회사를 설립한다고 해서 순환출자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항공→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의 출자 구조가 한진칼홀딩스→정석기업→한진→한진칼홀딩스로 바뀔 뿐이다.
결국 숙제는 두 가지다.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기 위해 계열사간 지분을 주고받는 것, 그리고 한진칼홀딩스의 대한항공 지분율을 20%대로 높이는 것(현재는 6.09% 보유)이다.
일단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계열사간 합병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사 연구원들의 판단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칼홀딩스가 정석기업을 합병하거나 한진과 정석기업이 합병할 확률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의 대한항공, 한진칼홀딩스 지분, 정석기업의 한진 지분을 옮겨야 한다"며 "지주회사(한진칼홀딩스)가 중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 주가에 더욱 부담이 되는 요인은 한진칼홀딩스의 대한항공 지분 확대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점이다. 한진칼홀딩스의 설립후 보유 현금은 1000억원인데, 이 자금만으로 대한항공 주식을 대폭 늘리기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은 3조원 안팎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음 단계는 한진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 9.8%를 어떻게 한진칼홀딩스가 가져오느냐는 점"이라며 "(한진칼홀딩스가 최대한 저렴하게 매수해야 하는만큼) 사측의 대한항공 주가 부양 의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분할후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의 근거가 될 수 있다. 한진칼홀딩스로 이전되는 자산은 현금 1000억원 외에도 자회사 지분 5000억원, 부동산 900억원, 매도가능증권 500억원 등이다. 차입금은 27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한진칼홀딩스의 부채비율은 65.3% 정도다. 분할 후의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907.6%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한진칼홀딩스의 투자 매력이 높아보이는 상황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 순환출자 해소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판단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동력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홀딩스 외에도 대한항공, 한진(002320), 정석기업 지분을 보유 중이라, 이 자금을 활용해 또 다른 묘수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식 교환 등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해결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며 "어찌됐든 지배구조를 개선하면 주가에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