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蔡東旭) 검찰총장 내정자는 허벅지가 돌처럼 단단하다. 사무실에서 기마자세로 신문을 본다. 후배들은 그의 허벅지만큼 든든한 '강단'을 존경한다. 선배들은 그런 그를 아끼면서도 가까이 두긴 꺼린다. 늘 원칙을 따지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검사 시절이 쭉 뻗은 직선(直線)은 아니었다. 특수부 검사로 날리던 때도 있었지만 역풍(逆風)을 맞고 좌천된 적도 있다.

평검사 때 주로 강력부에서 마약·조폭 사범을 잡아들이던 그는 1995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 수사에 참여하면서 특별 수사 경력을 쌓게 된다.

검찰총장 후보자 채동욱 서울고검장이 15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퇴근하고 있다.

1998년 서울지검 특수1부 부부장에 오른 그는 '경성 비리 사건'을 맡아 정대철 전 민주당 의원을 수사하다 시련을 맞는다. 정대철 의원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축소 수사' 의혹이 일면서 수사팀이 새로 바뀐 것이다. 이후 그는 부산 동부지청, 의정부지청 등을 맴돌다 2003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부활한다.

당시엔 노무현 정권 초기였는데 그는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 사건을 맡아 여당 최고 실세였던 정대철 당시 민주당 대표를 다시 수사한다. 그는 결국 정대철 전 의원을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유죄를 받아냈다.

그는 또 삼성 에버랜드 사건을 맡아 삼성 특검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권에 미운털이 박힌 그는 다시 대전 서산지청장, 부산고검으로 밀려났다가 2006년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부활했다. 이때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해 정몽구 회장을 구속했고,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뇌성마비를 앓던 딸을 2009년 떠나보냈던 슬픔도 안고 있다. 고등학교 동기 동창이던 부인과 군 법무관 시절 결혼한 그는 첫딸이 어릴 때 패혈증을 앓아 뇌성마비 장애를 얻게 되자 딸이 22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부인 양경옥씨는 중학교 교사를 그만뒀고 부부는 첫딸에게 소홀할까봐 둘째 딸은 첫딸을 낳은 지 10년 만에 얻었다고 한다. 딸 장례식을 마치고 조문객들에게 돌렸던 답례 편지 속 그의 시(詩)는 보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지난해 대검 차장 시절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최재경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 갈등을 빚자 그는 관망하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자 한 전 총장에게 사퇴를 권유한다. 총장을 비토한 검찰 2인자였다. 야당은 그가 2010년 '스폰서 검사' 진상조사단장을 맡아 사건을 축소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반면 재산이나 병역 문제에선 비교적 자유롭다는 말이 나온다. 그는 작년 3월 부동산·자동차·예금 등 재산 총 11억1000만원을 신고했다. 1985년 육군 소위로 임관했으며 1988년 중위로 병역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