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실린 삼성전자 언팩 행사 광고

14일(현지시각) 소문만 무성하던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 S4'가 베일을 벗었다. 도시 별명이 '큰 사과'(Big apple)인 미국 뉴욕에서다. 공개 장소는 미국 그래미 시상식이 열리고 마이클 잭슨부터 레이디 가가까지 미국 유명 가수들이 쇼케이스를 펼친 라디오 시티 뮤직홀이다. 뉴욕 애플스토어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 브로드웨이식 제품 기능 공개

약 한시간 정도 진행된 행사는 뉴욕 문화의 상징인 뮤지컬 방식으로 구성됐다. 음악은 오케스트라로 실시간 연주됐다. 저녁 7시 30분쯤 무대에 오른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엄청난 소문 속에서 출시된 이번 제품은 완전한 혁신을 위해 전세계에서 수많은 의견을 듣고 반영했다"며 "갤럭시 S4는 우리 일상에 의미 있는 혁신으로 삶을 더욱 편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공개 행사 전 미리 공개했던 티저 영상도 활용했다. 영상에 등장했던 아이는 제품이 담긴 상자를 직접 무대로 들고 나와 신 사장에게 전달해줬다. 제품 기능에 대한 설명은 가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야기를 단편 뮤지컬 방식으로 풀었다. 사진 촬영 당시의 소리를 사진과 함께 담는 '사운드 앤 샷' 기능은 학예회에서 아이가 추는 탭댄스 소리를 활용했고, 현지어를 모르는 관광객이 새 제품의 번역 기능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도 나온다.

행사 1시간 전 입장을 위해 라디오 시티 주변에 늘어선 줄

이날 행사 사회는 뮤지컬 배우 윌 체이스가 맡았으며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에는 관중석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행사에는 3000여명의 전세계 취재진과 바이어들이 참석했다. 행사 입장 시각 한시간 전인 오후 5시부터 라디오 시티 주변에 100미터 정도의 긴 줄이 늘어섰고 참석자 국적도 영어권부터 남미, 유럽, 아시아 등 다양했다. 행사는 타임스퀘어 뮤지컬 티켓 판매소 옆의 대형 화면을 통해 생중계 됐다.

삼성전자 언팩 행사가 열리는 라디오 시티 주변에서 자사 제품 홍보 중인 HTC 직원

◆ 경쟁사 견제…HTC "오늘 가입하면 할인"

이번 언팩(unpack) 행사가 다른 상품 공개 행사와 비교해 큰 관심을 받은 만큼 경쟁사들의 견제도 뜨거웠다. 대만 휴대전화 제조사인 HTC는 행사가 열리기 직전 라디오 시티 주변에서 "지금 가입하면 100달러를 할인해준다"는 내용의 판촉물과 스낵을 나눠주기도 했다.

전날 LG전자는 뉴욕 맨해튼 심장부인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내걸었다. 'LG 옵티머스G는 지금 당신을 위해 이곳에 있다(LG Optimus G is here 4 you now!)'는 문구로, 위치는 '다음 갤럭시를 준비하라(BE READY 4 THE NEXT GALAXY)'는 삼성전자 광고 바로 위였다.

최대 경쟁사인 애플도 가만 있지 않았다. 애플의 필 쉴러 마케팅 책임자는 행사 전날 이례적으로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비난했다. 그는 "안드로이드는 분열된 운영 시스템이고 애플이 조사한 바로 많은 사람들이 안드로이드를 떠나 아이폰으로 옮겨 왔다"고 말했다.

뉴욕 애플스토어

◆ 관심끌기용 평가도 나와

한편에서는 이번 행사가 막대한 예산을 쏟은 관심끌기 전략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영국 시장조사 업체인 오붐(Ovum)의 젠 도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모델에 탑재된 과잉은 다른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에서는 맞는 방향이지만 시장의 판도를 흔들만한 '게임체인저'라기보다는 관심을 끌기 위한 술책에 가까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핵심 내용만 명료하게 설명하는 애플의 제품 공개와 달리 세부적인 기능들을 설명하는 데 너무 공을 들여 산만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이동통신사들은 일제히 갤럭시 S4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1위 업체인 버라이즌을 비롯해 AT&T, 스프린트, 티모바일 등은 오는 4월 말쯤부터 새 제품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미국 6개 사업자를 포함해 전세계 155여개국 327개 사업자를 통해 새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