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빌딩이 도심 관광붐을 타고 잇따라 비즈니스호텔로 탈바꿈하고 있다. 또 시내 오피스 공실률 증가가 잇따르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오피스 건물들도 잇따라 새로운 수익형 상품인 비즈니스호텔로 옷을 갈아 입기 시작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명동의 대표 쇼핑몰로 꼽히던 밀리오레가 리모델링을 준비 중이다. 지상 3~17층을 임차해 객실 600여개를 갖춘 '르와지르 명동'이란 이름의 비즈니스호텔로 운영될 예정이다. 스페인의 유명 SPA(유행에 맞게 제품 생산·판매·유통을 빠르게 한 패션)브랜드 'ZARA'가 있던 명동 중앙로 M플라자 건물에는 7~22층에 315개 객실을 갖춘 명동 ULM호텔이 곧 문을 연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도산대로변의 디오리지날타워는 비즈니스호텔인 '호텔 디오리지날'로 리모델링해 문을 예정이다. 이 밖에 서초동 시선관광호텔 등 서울 각 지역의 11개 호텔도 당초 오피스에서 용도변경을 통해 비즈니스호텔로 변신하고 있다.
◆ 떨어진 오피스 수익률…여의도 공실률 8.6%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 빌딩의 연간 투자수익률은 5.55%로 4년 만에 5%대로 내려앉았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오피스 중심 지역 중 하나인 여의도. 지난해 서울 여의도권역 공실률은 8.6%까지 치솟았다. 작년에 완공한 초대형 오피스인 여의도 Two IFC와 Tree IFC에서 대규모 공실이 생기면서 1년 전보다 5.0%포인트 상승하며 8.6%까지 올라선 것이다. 오피스 시장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사업자들은 당초 오피스 건립 계획을 접고 비즈니스호텔로 사업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서울시에 관광호텔 사업신청을 낸 곳은 23곳으로 이 중 특1급 7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16곳이다. 사업계획을 승인완료하고 공사를 진행 중인 곳까지 포함하면 100여곳에 가깝다. 서울시 관계자는 "몇년 전과 비교했을 때 훨씬 신청 건수가 많이 몰리는 상황"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말했다.
◆ 대형호텔·일반 대기업도 비즈니스호텔 건립에 관심
대형 호텔체인도 비즈니스호텔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호텔은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을 선보이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시티호텔은 앞으로 '범명동권'으로 분류되는 충무로2가 세종호텔 옆 명동하이파킹 주차타워(272실)와 장교동 시그니쳐타워(435실)를 리모델링해 2015년쯤 비즈니스호텔을 낼 계획이다. 인터콘티넨탈은 이미 사무실로 쓰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작년 12월 5~15층, 144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인 '나인트리호텔 명동'을 개장했다.
일반 대기업도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뛰어들었다. KT&G는 지난달 서울 남대문 시장 인근에 특 2급 비즈니스호텔을 신축하는 내용의 사업 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하고 중구청에 건축 인허가를 신청했다. 700억원을 들여 2015년 하반기까지 총 390개 객실을 갖춘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의 건물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도 비즈니스호텔 건립붐에 한몫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7월 '관광숙박시설 확충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해 2015년 말까지 호텔을 지을 때 용적률(바닥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을 완화했다. 일반주거 지역은 전보다 최대 60% 늘어난 400%까지, 상업지역은 전보다 최대 50% 늘어난 1500%까지 허용해주고 있다.
이러다 보니 공급 과잉으로 임대수익률이 떨어진 오피스텔을 비즈니스호텔로 바꾸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작년 6월 대우건설이 부산에 선보인 '해운대 푸르지오시티'가 대표적이다. 공급과잉에 따라 오피스텔에서 서비스 레지던스로 바꾸는 방식이다.
◆ 엇갈리는 시장 전망
해외 부동산 투자기관은 도심 비즈니스호텔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운용사인 라살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최근 '2013년 투자 전략 보고서'를 발표하며 "현재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 객 수에 비해 호텔 객실 수가 부족하다"며 "3·4성급 호텔(비즈니스호텔)의 전망이 밝다"고 분석했다.
반면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은 4일 발표한 '서울호텔시장 동향·수급전망 연구' 보고서에서 "2014년부터 공급이 수요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하며 공급 과잉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