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반복됐던 자금 지원과 대주주 간 갈등 해소도 늪에 빠진 31조원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본궤도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 계속되는 부도 위기와 그때마다 긴급 자금 수혈로 근근이 연명 중인 용산역세권개발사업. 12일 돌아오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9억원도 막기 어려워 또다시 부도 위기가 고조됐지만, 코레일의 자금 지원으로 가까스로 넘긴 상황. 하지만 또 열흘 후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반복되는 부도위기 속에서 사업 주체이자 대주주인 코레일을 비롯해 민간 출자사들까지 모두 피해만 늘어날 상황. 고착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용산역세권개발의 해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 생명 보름 연장했지만, 부도 위기는 여전

코레일은 8일 이사회를 열고 용산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PFV)가 대한토지신탁으로부터 받아야 할 257억원의 손해배상금 중 용산개발사업 지분(25%)에 해당하는 64억원에 대해 지급 보증을 서는 내용을 의결했다.

용산국제업무 지구 개발 사업 완공 후 예상모습

이번 의결로 용산 사업은 25일까지 약 보름간 부도를 면할 시간을 벌게 됐다. 이 돈으로 12일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9억원을 갚고 14일 금융이자 9억원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25일이 되면 금융비용 32억원, 27일 103억원, 4월 1일 87억원을 잇따라 막아야 한다. 약 2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데, 문제는 추가로 자금이 나올 구멍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대한토지신탁이 가진 나머지 배상금을 추가로 코레일이 지급 보증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민간 출자사가 선뜻 나서서 추가로 자금을 지원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 사업 부도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부도가 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오게 된다.

우선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서부이촌동 주민들이다. 2300여가구의 주민들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지구로 지정되면서 5년여간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했다. 용산역세권개발㈜에 따르면 보상 대상에 속한 서부이촌동 대림아파트(638가구)의 가구당 평균 대출액은 4억749만원이다. 월평균 이자만 169만원 정도다.

용산 국제업무 지구 개발 사업 부지 모습

용산 사업이 부도나면 코레일이 파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인 민주통합당 주승용 의원은 7일 민주당 최고 정책회의에서 "용산 사업이 파산하면 코레일의 심각한 재정 부실이 우려된다"면서 "국영기업인 코레일이 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지면 결국 철도 요금 인상 등 일반 국민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코레일의 경우 현재 부채 비율이 200%로 지정돼 있는데 이를 정부에서 늘려줄 경우 공사채를 추가로 발행해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결국 공기업의 부채를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회사 자본금의 200배에 달하는 자본을 투입한 상황이다. 용산역세권개발의 부도는 곧 롯데관광개발의 파산을 의미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민간 출자사들 역시 지분별로 내놓은 자본금을 모두 허공에 날리게 된다.

◆ 새 판 짜는 코레일, 고민하는 민간출자사들

코레일은 개발사업의 판을 새로 짜고 있다. 기존 민간 출자사들의 기득권 포기 등을 전제로 현재 1조원인 자본금을 5조원으로 늘리는 '사업 협약 변경안'이 이사회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용산 주주별 지분

민간 출자사 중에서는 롯데관광개발이 가장 먼저 나서 기득권 포기를 선언한 상태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 45.1%를 코레일에 넘기겠다고 밝혔고 김기병 회장이 정창영 코레일 사장을 만나 모든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제 남은 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