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경기 개선 추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10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에서 민간소비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투자 관련 지표는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전월 대비로는 2.0% 하락했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과 동일한 102를 기록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월 투자에 대해서는 "설비투자는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투자는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운송장비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 보다 24.9% 늘어났지만 기계류가 20.3% 감소하면서 설비투자지수는 13.6% 떨어졌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설기성과 건설착공면적이 증가했지만 건설수주는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다소 부진했다.

지난 1월 수출과 수입은 전달의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모두 감소했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의 감소폭이 더 커 20억6000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KDI는 "조업일수의 영향으로 인해 수출과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DI는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취업자 증가세가 확대되고 계절조정 고용률이 소폭 상승하는 등 대체로 양호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자 물가는 "1.4%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최근의 낮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지난달 주식과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환율은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유로존과 일본의 경기침체는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는 정부지출 자동 삭감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 관련 지표가 개선되고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도 수출 증가세가 크게 확대되고 소비 등 주요 내수지표들의 개선 추세도 유지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일본은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실물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이며 유럽은 핵심 국가들의 성장률이 큰 폭의 감소로 전환되는 등 경기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