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두산건설을 정상화하기 위해 1조원 넘는 돈을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두산건설은 4일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에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팔아 이 돈으로 두산건설의 빚을 갚겠다는 뜻이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양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경영 여건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금난입니다. 적절한 자금 조달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기업들에 중요한 자금 조달 방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기업에 자금 조달은 왜 필요한가요?

보통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자금이 필요합니다. 첫째, 기존 사업을 하면서 수입과 지출이 시간상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예컨대 제품을 만들어 팔려면 먼저 자재 구입비와 인건비가 드는 반면, 제품을 팔아 얻은 수입은 나중에 들어옵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적어도 제품 생산을 위해 통상 1년 이내에 필요한 단기자금을 마련해 놓아야 합니다. 둘째,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의 사업을 유지·확장하기 위해서는 상환 기간이 1년 이상인 장기자금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엔 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가 진 빚(부채)이 자기자본 규모보다 지나치게 많다고 판단해 주식 발행으로 자본금을 확충하는 등 자금을 마련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기업은 어디에서 자금을 조달하나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간접금융과 직접금융 두 가지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은행에 예금한 돈이 기업에 대출되는 경우 이를 간접금융이라고 합니다. 자금 공급자인 예금주와 자금 수요자인 기업을 은행이란 매개체가 연결해주는 셈이라서 '간접'이란 말이 붙습니다. 이와 달리 기업이 은행 등을 통하지 않고 자본시장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직접금융이라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단기자금과 장기자금 모두 이 두 가지 방식으로 조달합니다.

◇단기자금을 마련하는 방법

먼저 간접금융을 통한 단기자금의 조달 방법으로는 크게 단기 대출, 당좌차월, 어음할인, 외상 매출 채권 담보대출이 있습니다. 단기 대출은 1년 이내의 일정 기간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법으로, 개인이 은행에서 받는 대출과 비슷합니다. 당좌차월은 특정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놓고, 예금액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일정 한도까지는 수표 발행 등을 통해 거래처에 돈을 내주도록 하는 대출 방식을 말합니다. 당좌차월을 위해서 당좌예금계좌가 사용되는데 이 계좌에 예금함으로써 한도를 넘어서 빌려 쓴 돈의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이 이뤄집니다. 마치 개인들이 사용하는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형태이지요.

어음할인이란 상품을 판매한 대가로 거래 기업에서 받은 어음을 만기일 전에 금융회사에 제시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금융회사는 어음 발행 회사가 부도날 경우 등에 대한 위험을 떠안는 대가로 어음에 표시된 지급액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합니다. 어음할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 입장에서 덜 받은 차액이 자금 조달 비용인 셈이지요.

외상 매출 채권 담보대출은 기업이 제품을 구입한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기로 한 날이 돌아오기 전에 판매 대금을 회수하기 위해 외상 매출 채권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대출받는 방식입니다. 구매 고객이 채권자인 은행에 구매 대금을 납부함으로써 대출 상환이 이루어집니다.

직접금융을 통한 단기자금 조달 방법으로는 기업 어음 발행이 있습니다. 기업이 자기 신용 등급을 바탕으로 보통 만기 1년 이하의 어음(기업 어음)을 발행해 단기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합니다.

◇장기자금을 마련하는 방법

간접금융에 속하는 장기자금의 조달 방법으로는 시설 자금 대출, 리스, 신디케이트론, 프로젝트 파이낸스가 있습니다. 이 중 시설 자금 대출과 리스는 각각 개인들이 사용하는 담보대출과 자동차 등을 구입할 때 이용하는 리스와 비슷합니다. 시설 자금 대출은 말 그대로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는 것입니다. 보통 대규모 공사가 수반되기 때문에 금융회사는 담보를 설정하고 대출된 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기업에 요구합니다.

리스는 리스 회사가 시설을 구입한 후 기업에 일정 기간 임대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리스 기간의 시설 소유권은 리스 회사가 갖습니다.

신디케이트론은 다수 금융회사로 구성된 채권단으로부터 대출받는 것을 말합니다. 통상 대규모 대출이 필요한 기업에, 금융회사들이 위험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대출금을 나누어 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스는 특정 사업을 추진할 때 많이 사용하는 자금 조달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대출은 금융회사들이 기업의 신용도를 보고 돈을 빌려주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스는 기업의 신용도와 관계없이 특정 사업의 경제성만 보고 빌려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돈을 대준 금융회사들은 사업을 추진한 기업에 상환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일종의 투자인 셈이지요.

직접금융을 통한 장기자금 조달 방식으로 회사채 발행과 주식 발행이 있습니다. 회사채는 이를 발행하는 기업이 투자자에게 회사채에 표기된 액면가에 이자를 얹어 지급하겠다는 증서입니다. 회사채는 주로 규모가 큰 기업들이 거액의 자금을 장기간 마련해야 할 경우에 발행됩니다.

주식은 주식회사가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것으로, 발행 기업 자산의 소유권을 나타내는 증서라고 보면 됩니다.

◇상황에 맞는 최적의 자본 조달 방법 채택해야

예를 들어 장기간 진행할 사업 자금을 단기 대출, 기업 어음 발행으로 조달한다고 칩시다. 이 경우 원금 상환 기간이 1년 이내로 짧기 때문에 단기 대출인 경우 새로 대출을 받거나 만기 연장 신청을 자주 해야 하고 기업 어음도 여러 번 발행해야 합니다. 만약 일시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거나 이자율이 갑자기 올라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경우 진행하던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지요. 따라서 기업들은 주어진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자금 조달 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전환사채

일반 회사채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더해진 채권을 말합니다. 채권자는 일정 기간 후에 정해진 비율에 따라 소유한 전환사채(Convertible Bond)를 주식으로 바꿔 줄 것을 발행 기업에 요구할 권리를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만기 1년짜리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만기 수익률이 6%이고 주식으로의 전환가격이 1만원이라고 가정합시다. 향후 1년간 전환사채 발행 기업의 주가가 1만원에 미치지 못했다면 만기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6% 이자를 받으면 됩니다.

반면 주가가 상승해 1만5000원이 되었다면 전환사채 보유자는 주식으로 바꿔 주당 5000원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지요. 주식가격이 상승하면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얻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채권수익률 만큼의 이자를 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환사채는 일반 회사채보다 높은 가격으로 발행됩니다.

◆퀴즈

기업이 은행과 같은 금융회사를 통해 대출 등의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간접금융이라고 하고, 은행 등을 통하지 않고 자본시장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을 '○○○○'이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 모닝플러스 홈페이지(http://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 3월 13일(수) 오후 5시 마감, 3월 15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 이마트 상품권(1만원권) 모바일 교환권(40명, 각 1장)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기사 문의는 (02)3771-0631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