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을 내세운 새 정부 기조에 따라 가격 인상을 철회하거나 오히려 인하하는 유통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어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SPC그룹 계열사인 삼립식품은 지난달 말 단행된 빵 가격 인상을 보름이 채 안 돼 전격 철회하겠다고 5일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기 전까지만 해도 가격 인상 기대감에 하루 사이 7% 넘게 올랐던 주가가 7일까지 이틀간 9% 넘게 내려 2만1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삼립식품은 지난달 21일 품목 66개 종에 대한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초코롤케익', '48시간 밀크요팡' 등 54종은 800원에서 900원으로 12.5% 올렸고, '행복가득 꿀카스테라', '행복가득 밤맛만쥬' 등 12종은 2600원에서 2800원으로 7.7% 인상했었다.
삼립식품 측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5%에 그치는 등 어려운 경영 상황으로 불가피하게 일부 적자 품목에 대한 가격을 조정했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삼림식품이 정부의 눈치를 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달 28일 물가관계부처회의를 열고, 일부 업체들이 정권교체기를 틈타 가공식품 가격을 줄줄이 올려 서민 생활에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앞서 CJ제일제당(097950)도 5일부터 일부 하얀 설탕 제품 출고가를 내린다고 밝혔다. 하얀 설탕(가루) 1kg 제품의 출고가는 1363원에서 1308원으로 4% 내렸고, 3kg과 5kg 제품도 4% 내렸다. 15kg 이상의 모든 제품은 6% 인하됐다.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가격 인하 소식이 알려진 4일부터 CJ제일제당 주가는 총 6%가 넘게 내렸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작년 기준으로 CJ제일제당의 설탕 매출액은 6000억원 내외인데 설탕 전 품목에서 5% 가격을 인하할 경우 300억원 정도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방어주로 분류되며 그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음식료 업종에 대한 투자 매력도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이미 반영돼 현재 음식료 업종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높은데다 새 정부의 물가 안정화 의지 등에 따라 업체들의 가격 인상 여력이 크지 않아 주가 상승 여지도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