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영난에 빠진 일본 LCD(액정디스플레이) 업체 샤프에 100억엔(약 1150억원)을 출자해 샤프 지분 3%를 인수한다.
삼성전자는 6일 초대형 TV를 만드는 데 필요한 차세대 규격(10세대) LCD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샤프와 자본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지분 인수로 삼성전자는 샤프의 다섯 번째 대주주 자리에 오르지만, 샤프에 대한 전면 인수나 경영 관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샤프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 따른 재무 상태 부실로 파산 위기로 몰리면서 외부 기업 투자 유치를 추진해왔다.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만 4500억엔(약 5조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샤프는 당초 대만 팍스콘의 모기업인 훙하이(鴻海)그룹으로부터 669억엔(약 7400억원) 규모를 출자받는 협상을 벌여왔으나 양측의 견해 차로 성사되지 못했다. 샤프는 이와 별도로 작년 말 미국 통신 반도체 회사 퀄컴과 다시 협상을 벌여 100억엔(약 1150억원)의 투자 계약을 맺는 등 계속해서 자구책을 모색해왔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퀄컴도 삼성전자와 함께 5대 주주 자리에 올라설 전망이다. 작년 말 기준 샤프의 최대 주주는 일본생명보험(4.88%), 메이지야스다생명(4.01%), 미즈호코퍼레이트 은행(3.67%), 미쯔비스 도쿄 UFJ 은행(3.65%) 등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차세대 TV용 LCD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는 구상이다. 샤프는 현재 10세대(60,70인치대 LCD 생산에 최적화된 규격) LCD 공장을 가동 중이다. 삼성은 이보다 LCD 규격이 작은 8세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애널리스트는 "샤프 출자로 삼성은 약 4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10세대 LCD 라인 건설 없이도 10세대 LCD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한·일 전자 대기업이 자본 제휴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양측이 장기간 라이벌 관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새로운 재편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