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량주를 대표하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이 5일(현지시각) 사상최고치를 돌파했다. 이날 다우존스는 전날보다 125.95포인트(0.89%) 상승한 1만4253.77을 기록, 지난 2007년 10월 9일 기록했던 1만4198.10을 깨고 사상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는 미국 산업계를 대표한다는 기업 30개를 골라 지수화한 것. 대형 에너지 업체인 엑손모빌과 금융 대표주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JP모건체이스, IT의 마이크로소프트(MS)·IBM, 식료품의 코카콜라·맥도널드,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 등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미국 기업들이 다우존스를 구성하고 있다.

리처드번스타인자문의 리처드 번스타인 대표는 "강세장이 실감 나지 않는다"며 "내 생애 가장 강한 강세장인듯 하다"고 말했다.

◆ 다우 사상최고, 통화정책+기업실적 쌍두마차

이날 뉴욕증시 상승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지표, 그리고 중국의 경기부양 방침 등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미국의 서비스업 지표와 유럽의 소매지표 등이 기대치를 웃돌았고, 중국은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를 거치면서 강력한 경기부양 방침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뉴욕증시를 끌어올린 가장 큰 원동력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강력한 유동성 공급정책과 미국 기업들의 실적호조를 꼽는다.

연준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기준금리를 제로수준까지 내리고 지금까지 3조달러 가까운 돈을 시장에 풀었다. 또 금융기관 구제금융 자금으로 1조달러를 집행해 금융사의 추가 파산을 막았다.

연준의 돈 풀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벤 버냉키 의장은 물론, 차기 의장으로 거론되는 재닛 옐런 부의장 역시 경기회복을 확인하기 전까지 유동성 공급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기업실적, 특히 대기업들의 실적호조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프린스턴대학의앨런 블라인더 경제학 교수는 "투자자들은 기업실적에 감사해야 할 것"이라며 "2009년 3분기 이후 S&P500 소속 기업들 중 눈에 띌 만큼 이익이 감소한 회사가 없다"고 설명했다.

◆ 주가는 사상최고, 경제는?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가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지표를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는 경제지표도 주가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주식시장은 호황을 이루고 있지만 정작 일반 미국 국민들의 삶은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이다. 전 고점을 치던 2007년의 경우 미국의 실업률은 4.7%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7.9%에 달한다.

금융위기 이후 주가는 거의 2배가 됐지만 미국의 일반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2007년 10월 이후 6.7%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1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적지않은 간극이 나타나고 있다고 CNBC는 진단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2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베스포크투자그룹의 폴 히키 연구원은 "올 하반기까지 강세장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며 "하지만 주가상승의 수혜를 누구나 다 보는 것은 아니어서 상승장에 대한 신뢰가 꾸준하지만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