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신규 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의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BW는 일정 기간 이후에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 채권이다. 유상증자보다는 발행이 수월한데다 주가 하락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장점 때문에 BW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많다.

비상교육(100220)은 26일 80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공시했다. 비상교육 BW 발행에는 1조 원대 거부로 불리는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의 이민주 회장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8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셈이지만, 비상교육 주가는 27일 5.23% 하락했다.

26일 운영자금 조달 등을 위해 100억원의 BW를 발행을 공시한 씨유메디칼도 다음날 주가가 4.76% 하락했다. 25일 20억원의 BW 발행을 공시한 보루네오 역시 다음날에 주가가 14.85% 하락하며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추후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지분 희석 가능성을 걱정한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은 사모 BW를 발행하면서 1년간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에 이 같은 분석은 지나치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생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모 BW를 발행하는 기업은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받기 위해서라도 1년간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1년간 지분 희석이 나타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를 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최근 들어 승인 요건이 매우 까다로워지면서 기업들은 BW 발행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즉, 지분 희석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다기보다는 단순한 차익실현으로 보는 편이 맞다는 얘기인데 실제로 보루네오의 경우 BW 발행 공시 전까지만 해도 연초 이후 주가상승률이 36.46%였다. 비상교육도 2월 들어 BW 발행 사실이 전해지기까지 12.92% 상승했었고, 씨유메디칼 역시 지난해 12월 최근 1년간 최저가를 기록한 이후 BW 발행 공시가 나간 날까지 주가가 24.14%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지분 희석 가능성은 있다. 최근 BW 발행을 결정한 기업들은 표면이자율을 0%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별도의 이자가 없는 셈인데, 이 때문에 BW 투자자는 1년 후 해당 종목이 오를 경우 차익실현을 위해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금 수혈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 악화를 방증하는 재료로 여겨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