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정부 부처 입주가 시작된 세종특별자치시와 관광객이 늘어난 경북 울릉군의 땅값이 지난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가 27일 발표한 올 1월 1일 기준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세종시의 땅값은 작년보다 21.54% 상승해 전국 상승률 1위, 울릉군은 16.64% 올라 2위를 기록했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정부가 50만 표본 필지를 조사해 발표하는 땅값으로, 전국 3119만 필지 개별공시지가 산정과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된다.
◇세종·울릉·거제 많이 올라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작년보다 평균 2.7% 올랐다. 2009년 1.4% 하락한 이후 4년 연속 상승세다. 작년(3.1% 상승)보다 상승 폭은 둔화됐다.
공시지가가 가장 많이 오른 세종시는 지난해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정부 세종청사 입주가 본격화된 것이 땅값 상승 요인이 됐다. 세종시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주말이면 세종시 주변 땅이나 상가를 직접 둘러보기 위해 서울에서 오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며 "노후 대비 투자 목적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울릉군은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땅값이 올랐다. 지난해 울릉군을 찾은 관광객은 전년 대비 7% 늘어났다. 관광객에 비해 숙박 시설이 부족해 지난해 울릉읍에서만 모텔·펜션 19곳이 신축 허가를 받았다. 표준지 공시지가를 정할 때 실거래가를 반영하는 비율(시가비율)을 높인 것도 공시지가를 올렸다.
울릉도에서는 독도 땅값이 작년 대비 평균 103.6% 올랐다. 접안 시설이 있는 독도리 27번지의 표준지 지가는 작년보다 134.38% 오른 1㎡당 45만원으로 정했다. 사고 팔린 적이 없는 국유지로 국토부가 접안 시설 조성 비용과 한일 간 외교 긴장 때문에 늘어난 독도 방문객 수를 땅값에 반영했다.
2012년 기준 상승률 1위(14.56%)를 기록했던 경남 거제시 땅값은 올해도 14.18% 올랐다. 2010년 12월 개통된 거가대교로 관광객이 유입된 결과다. 경북도청이 이전하는 경북 예천군은 12.84%, 주택 공급 부족에 투자 수요가 몰린 울산 동구는 12.64% 상승했다.
수도권 공공기관·공기업이 이전할 예정인 전국 14개 혁신도시의 땅값은 4.69% 올랐다. 전국 6개 기업도시 가운데는 충북 충주시의 땅값이 5.13% 상승한 반면 투자 지연으로 사실상 개발이 무산된 전남 무안군의 땅값 상승률은 0.55%로 전국 평균에도 못 미쳤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지역은 평균 3.16% 상승했다. 특히 섬진강 지역(5.47%) 표준지 공시지가가 많이 올랐다.
◇역세권선 KTX 울산역 상승률 1위
역세권 가운데는 KTX 울산역 주변 땅값이 35.7% 올라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부산지하철 3호선과 부산김해경전철이 만나는 대저역 주변이 16%, KTX 동대구역 부근 땅이 10.09% 상승했다. 반면 1호선 오산역(-6.48%), KTX 나주역(-3.39%), KTX 익산역(-2.73%) 주변 땅은 값이 떨어졌다.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표준지는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24-2번지 '네이처리퍼블릭'(화장품 판매점)이 입점해 있는 땅이다. 이 땅의 1㎡당 공시지가는 7000만원으로 작년(6500만원)보다 7.7% 올랐다. 2005년 이후 9년째 1위다. 공시지가가 가장 낮은 전북 남원시 산내면 덕동리 임야(1㎡당 130원)와 비교하면 53만배 비싸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표준지 공시지가가 오른 이유는 정부 주도의 개발 때문이다. 국토부 부동산평가과 김홍목 과장은 "세종시나 혁신도시 건설의 영향이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 부처가 빠져나가는 경기도 과천시의 땅값은 1년 새 0.38% 떨어져 시·군·구 가운데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인천 중구(-0.35%), 경기 고양시 덕양구(-0.25%) 등도 공시지가가 떨어졌다.
국토부는 다음 달 29일까지 이의 신청을 받아 조사한 뒤 4월 19일에 다시 공시할 예정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시·군·구)는 확정된 표준지 공시지가를 바탕으로 개별 공시지가를 산정해 5월 31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