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운용 자산 규모가 391조원으로 늘어났다. 자산 규모 4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이는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일본 공적연금(GPIF·1543조원), 노르웨이 글로벌펀드연금(GPFG·727조원), 네덜란드 공적연금(ABP·394조원)과 어깨를 견주는 수준이다. 날로 커지는 몸집만큼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도 세계 연기금과 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을까.

5년 평균 성과, 우등생 수준

2008년 이후 국민연금은 5년간 평균 6%의 수익률을 냈다. 2008년 당시엔 경제 위기에 0.18% 손실을 봤지만, 2009년과 2010년 연달아 두자릿대 수익률을 냈다. 지난해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7.0%를 기록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5년간 수익률 기준으로 세계 5대 연기금 중 국민연금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았다고 추정하고 있다. 같은 기간 노르웨이 글로벌펀드연금과 네덜란드 공적연금은 각각 0.1%, 5.0% 수익을 냈고, 일본 공적연금과 미국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는 0.2%, 1.6%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일부 연기금은 지난해 결산 자료가 다 나오지 않아 분기 실적으로 가중 평균해 통계 자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주식·대체 투자가 수익률 갈랐다

연기금 간 수익률을 가른 것은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었다. 투자 자산에서 주식과 대체 투자(부동산 투자, 사모 투자) 등 위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수익률이 높았다. 경제 위기 이후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끊임없이 내놓자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5년 평균 수익률이 높은 축에 속하는 네덜란드 공무원연금은 2012년 3분기 총자산 중 주식과 대체 투자에 각각 32.7%와 27.8%를 투자했다. 반면 수익률이 낮은 일본 공적연금은 채권에 76.8%를 투자하고 주식엔 23.2%를 넣었다. 대체 투자는 전혀 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은 채권에 66.4%를 투자하고, 주식(25.8%)과 대체 투자(7.8%)에 총 33.6%를 투자했다. 2011년에 비해 채권 투자 비중은 2.8%포인트(15조6000억원)가량 줄이고 주식과 대체 투자는 각각 2.5%포인트(18조9000억원)와 0.1%포인트(3조3000억원) 늘린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2017년까지 주식 투자 비중을 30%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2017년 말 예상 기금 623조원 중 187조원 넘는 돈이 국내외 주식시장에 투자되는 셈이다. 지난해 말 주식 투자 금액은 105조원 수준이다.

"위험 자산 투자엔 논란"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위험 자산 투자에 대해 논란이 있다. 한쪽에선 국민연금은 안전 자산인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 분산 투자 차원에서 주식이나 대체 투자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쪽에선 국민연금은 안전성을 최고 가치로 둬야 하는 만큼 채권 중심의 투자가 맞는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민연금은 현재 안전 자산인 채권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위험 자산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고, 주식과 대체 투자 비중을 높여 분산 투자에 신경 쓰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009년 이후 세계 경제 상황과 국민연금이 투자 전략이 맞아떨어져 최근 성적이 괜찮은 것"이라면서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투자 자산 배분에 따른 수익률 현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금융 위기가 몰아치자 당시 주식 투자 비중이 가장 낮은 국민연금과 일본 후생연금보험은 각각 0.2%, 7.6%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주식 투자 비중이 높았던 노르웨이 글로벌펀드와 미국 캘퍼스는 각각 23.3%, 27.8% 손실을 보며 직격탄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