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인위적인 엔화 약세의 문제를 거론하는 등 일본의 환율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면서 환율 방어에 나설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박 장관은 15일과 16일 이틀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최근 엔저 현상과 함께 아시아 통화들의 변동성이 급증해 우려된다"며 "(환율에 대한)특정 목표 수준을 제시하거나 통화정책을 환율과 직접 연결시키는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경기 부양을 도모하는 일본의 통화정책을 겨냥한 발언이다.

박 장관은 "기축통화국의 정책이나 발언은 여타국에 심대한 파급영향을 가져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세계 경제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 통화정책과 관련한 국가 간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별국가가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구조개혁은 등한시한 채 양적완화에만 의존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고, 중장기적으로 큰 비용을 수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와 같은 '인근궁핍화 정책(Beggar-thy-neighbor approach)'이 최종적으로 '자기궁핍화(Beggar-thyself)'로 귀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양적완화의)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다. 선제적인 거시 건전성 조치들의 도입은 불가피할 뿐 아니라 정당하다고 믿는다"며 일본 등 선진국들의 양적완화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을 방어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올해 G20의 핵심 성과로 양적완화의 부정적 파급 효과에 대한 합리적 공조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