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생긴 약시(弱視)가 완전한 어둠 속에서 회복되는 것으로 동물 실험에서 나타났다. 캐나다 댈하우지 대학 연구진은 약시가 생긴 새끼 고양이를 열흘간 어둠 속에 뒀다가 꺼내자 시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연구 결과를 '커런트 바이올로지' 1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어둠 치료가 약시 아동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 추가 연구를 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고양이의 눈이 사람과 유사하지만, 치료 효과는 반대로 나타날 수도 있다"며 "전문가 진단 없이 일반 가정에서 어둠 치료를 시도하는 건 금물"이라고 밝혔다.
약시는 전체 인구의 약 4%에서 나타난다. 안구(眼球)는 문제가 없는데도 정상적인 시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 하버드대 의대의 데이비드 허벨과 토스텐 비셀은 약시가 뇌의 문제라는 걸 밝혔다. 이들은 생후 4개월 미만의 고양이는 한쪽 눈꺼풀을 봉합해두면 두 눈 모두 약시를 앓게 된다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눈을 통한 정보 입력을 차단하자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 부위가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 연구로 두 사람은 198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캐나다 연구진도 고양이들의 한쪽 눈을 1주일간 봉합해 두 눈에 약시를 유도했다. 그 직후 봉합을 풀고 열흘간 완전한 어둠 속에 뒀다가 꺼냈다. 고양이들의 두 눈은 거의 같은 속도로 회복돼 7주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다른 고양이는 1주간 눈을 봉합했다가 푼 뒤 5~8주간 일상생활을 하도록 했다. 봉합하지 않았던 눈은 서서히 회복됐지만 봉합했던 눈은 회복이 매우 더뎠다. 이때 열흘간 암흑 치료를 해주자 회복이 더뎠던 눈이 1~2일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연구진은 어둠이 고양이의 시각 관련 부위를 '리셋(reset)'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어둠 치료를 받는 동안 고양이들의 뇌가 문제가 생기기 전인 초기 상태로 돌아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