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13위 쌍용건설##이 자본전액잠식으로 상장폐지와 워크아웃의 갈림길이란 절벽 앞에 몰렸다.

쌍용건설 앞에 놓인 운명의 기로는 크게 두 가지. 상장폐지 되든지, 아니면 출자전환 후 유상증자를 통한 매각이냐다.

하지만 어느 하나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 당장 출자전환과 유상증자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상장폐지나 워크아웃에 들어가자니 회사 체면이 구겨지는 것은 물론, 코앞에 둔 19조원 규모의 해외수주도 물거품이 될 우려가 커졌다.

◆ 상장폐지 가나

쌍용건설이 14일 자본잠식 사실을 공시함에 따라,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오는 4월 1일까지 자본잠식 해소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실질심사를 거쳐 코스닥 증시에서 퇴출된다.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은 채권단의 출자전환이나 대주주 유상증자에 달렸다. 하지만 채권단과 최대주주인 캠코 간 이견 대립이 커 출자전환이나 유상증자가 이뤄지는데 애를 먹고 있다.

채권단은 "대주주인 캠코가 자금지원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출자전환을 할 수 없다"는 입장. 하지만 캠코는 지난해 11월로 공적자금 운용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추가 자금지원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목을 박은 상태다.

유상증자에 나선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도 2000억원 규모의 채권단 유상증자를 선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사실상 난항을 겪고 있다.

채권단과 대주주, 유상증자에 나선 투자자 세 곳의 서로 다른 입장이 유상증자의 걸림돌이 된 것이다.

하지만 캠코는 쌍용건설 매각 작업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제3자 유상증자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다. 쌍용건설 유상증자 참여키로 한 홍콩계 PEF가 사실상 부적격하다고 판단한 캠코는 오는 20일까지 말레이시아계 펀드로부터 쌍용건설 유상증자 계획안을 받을 계획이다. 인수의지에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만 되면 유상증자를 신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쌍용건설 지분이 캠코에서 채권은행으로 넘어가도 회사는 상장폐지를 피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캠코는 쌍용건설 보유 지분을 채권단에 넘길 계획이다. 채권단이 쌍용건설 지분을 넘겨받을 경우, 상장폐지 수순을 밟기보다 출자전환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본잠식 해소 방안 마련으로 증시 퇴출은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은행이 주인이 되는 만큼 채권회수를 위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해진다.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쌍용건설 본사

◆상장폐지 면하는 대가는 워크아웃?

채권 은행이 캠코 지분을 받아 출자전환을 하게 되면, 채권단은 그 대가로 쌍용건설 워크아웃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캠코는 쌍용건설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 우리은행 등 채권은행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도 채권은행들의 1500억원 규모 출자전환으로 투자자의 부담을 덜고, 2500억원 이상 유상증자를 성사시키면 쌍용건설의 재무구조가 정상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채권은행들이 캠코 지원 없이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채권은행들은 "은행만 일방적으로 부담을 떠안을 수 없다"며 캠코 측에 ▲주식 감자 ▲700억원 규모 유동성 지원 ▲지난해 지원한 1300억원 상환 ▲워크아웃 과정에서 부족한 자금 지원 약속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