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부 출범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 정부조직의 ICT 업무 관할을 둘러싼 논쟁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맡아왔던 방송 진흥 업무의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이관을 놓고 여야가 찬성측과 반대측으로 갈려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진통이 장기화할 경우 새 정부 출범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어 방송 진흥 기능의 미래부 이관을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끝내 해답을 찾지 못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논점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었다. 미래부가 방송 진흥 정책을 담당할 경우 정치적 중립성과 공공성이 훼손될 가능성은 없는지, 또한 분리와 독립 중 어떤 방향이 ICT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지에 대해 이견이 오갔다.

토론자로 나선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현대원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성장동력을 결집한 미래부에 방송 산업의 진흥 기능을 이관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방송 진흥 기능의 미래부 이전에 찬성하는 입장을 폈다.

김성철 교수는 "ICT 전담부처를 신설해 통합 관장하고 생태계를 이끌어갈 수 있게 해야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며 "ICT 산업 발전을 위해 방송 진흥이 미래부로 이관, 통합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원 교수는 "지난 5년간 디지털 산업이 네개 부처로 흩어져 퇴보했다"면서 "디지털 콘텐츠를 한 곳에 모아 부를 창출하는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교수는"과거와 달리 오늘날은 지상파, 케이블 채널 등 등록돼있는 채널사업자(PP)만 460개가 넘고 1인 채널까지 포함하면 방송 플랫폼이 수없이 많다"며 "방송사들도 주체적이고 똑똑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정권 눈치 안보고 참신한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방송이 시장 논리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이해 관계가 작용할 여지는 적다는 것이다.

반면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방송 진흥 권한이 장관 독임제로 운영되는 미래부로 에 이관될 경우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장관 한마디에 의해 방송 진흥책이 좌지우지될 수 있는 미래부보다는 합의적 위원회인 방통위에 존치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방송 규제 기능은 위원회에 남는다 하더라도, 그 외의 모든 권한이 미래부로 옮겨지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완전히 중립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역시 "진흥 권한이 미래창조과학부로 넘어가면 광고 정책이 정부에 의해 운영돼 광고가 언론 통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미국은 연방통신위원회가 방송과 통신을 모두 관리하고 있어 함께 발전했다"며 "방송과 통신을 융합해야 하는 건 맞지만, 그 권한은 방통위가 가져야 한다"며 방통위 존치를 주장했다. 조 소장 역시 ICT 산업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발전하기 위해선 합의적 위원회인 방통위가 방송의 규제·진흥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현 교수는 "정권과 코바코가 독단으로 특정 매체를 배제할 수 없으며, 국회가 합의한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고 맞섰다. 정부가 광고를 통해 방송을 통제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방통위의 권한 축소와 존치를 둘러싼 찬반입장은 종합편성채널과 인터넷(IP)TV의 미진한 성과에 대한 여야간 시선의 차이에서도 드러났다.

새누리당 측은 이날 공청회에서 "방통위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합당 쪽 진술인들은 "종편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독단적인 결정이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반박했다.

IPTV사업 지연과 부진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측은 '방통위의 과한 규제'를 이유로 든 반면 민주통합당 측은 "특정 사업자(KT)의 IPTV 사업 독점을 막기 위한 논의가 필요했다"며 맞섰다.